# 892.

“오오옷! 우아아앗! 여기 대단하군요!”

들어서자마자 터져나온 감탄을 두 겹으로 더하는 듯한 소리는 ‘나, 지금 무지하게 감탄하고 있어요! 알아주세요!’ 라고 웅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소리를 터뜨린 이의 소심한 몸가짐과 두리번거리면서 주변의 눈치를 끝없이 살피는 태도는 입에서 나온 소리가 곧 마음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증명처럼 보였다.

그러나,

“뭐가 그리 대단한가?”

로칼은 삐딱하니, 다소 어이없어 하며 묻고 있었다.

키하르는 쓴웃음을 지었고, 대장 카엘은 그런 부대장을 보면서 ‘저건 또 뭐냐?’ 하는 눈길을 가차없이 쏘아보냈다.

조금 전의 카엘, 그야말로 벌거숭이 꼬맹이처럼 으스대고 들썩대던 모습이랑은 확실하게 비교되는 저 모습…… 열심히 심사실의 풍경을 둘러보면서 감타하는 꼴이 어째 아부하면서 잘 봐달라고 비는 듯하잖나? 너무 큰소리를 쳐대던 벌거숭이 꼴이 보기 싫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싹싹하게 굽신대는 태도 또한 보기 좋은 것은 아니다!

“살갗까지 스며오는 걸요!”

그리고 대답하는 말이 한층 더 바라보는 입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니,

“여기 이 원은 몬스터를…… 아니, 몬스터의 본능을 마구 찌르는 거 아닌가요? 그걸 억제하는 몬스터 로드의 역량을…… 등급을 정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되겠군요! 우와! 이런 거 처음봐요! 아, 그리고 이 둥글거리는 벽은 몬스터 로드의 힘을 강화시켜주는 거군요! 원 안에서 벗어나면 바로 정신차리게요! 와아--! 이 방은…… 이 건물이 통째로 몬스터 로드를 위해 지어졌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어, 저는…….”

자신이 왜 감탄했는가를 굽신거리면서 열심히 설명하던 입이 잠시 오물거리면서 주춤거리며 나오던 말을 흐렸다.

어쩔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엄청나게 한심한 놈을 향해 지친 표정을 짓던 두 심사관, 탁자 위에 늘어진 듯이 기대던 근위대장 로칼과 군단장 카엘의 눈빛이 살벌하게 번뜩거리면서 ‘네 놈, 정체가 뭐냐!’ 라는 의미를 담아 날벼락처럼 꽂혀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단순히 눈빛 속에 담은 의미만으로 부족하다는 듯,

“키하르, 저 놈 뭐냐?”

군단장 카엘은 아주 심각하게 부대장을 향해 묻는 말을 꺼내고 있었다.

키하르는 흘깃 사군단의 대장 카엘, 자신의 직속 상관을 봤다.

묻는 말은 키하르를 향해 있었지만, 눈빛은 심사받기 위해 와서 굽신대는 녀석에게 꽂힌 채였다. 이는 분명히 키하르를 만족시키는 모습이었으니,

“이름은 크로쟌. 미리 말씀드린대로, 저에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는 판별하기가 어려운 몬스터 로드입니다.”

정중하게, 간결하게…… 사군단의 부대장으로서 내놓는 공식적인 선언이었다.

근위대장 로칼이 침착하게 자신을 가라앉히려는 듯이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면서 묻는다.

“무슨 일이 있었지?”

키하르의 말투 속에서, 이전에 크로쟌이라는 저 몬스터 로드가 뭔가 보여줬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저 굽신대는 태도는…… 그냥 잘 보이려고 있는 힘을 다 쓰면서 좋은 평가를 간절히 바라는 아부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키하르는 크로쟌을 보며 싱긋 웃었고,

“기절했습니다.”

간결하게 답했다.

크로쟌의 얼굴색이 살짝 붉어졌고, 뭔가 무마하고 싶은 듯이 헤헷거리는 웃음을 열심히 띄운다! 뭔가 자신의 부끄러운 일을 꼭 들으셔야겠냐고, 한 번 봐주면 안되겠냐고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장 카엘은 눈도 깜박이지 않는 채로, 크로쟌의 웃음 따위에 넘어갈 낌새가 전혀 없이 다시 키하르를 향해 묻는다!

“기절?”

부대장의 말만큼이나 간단한 물음이었고, 이번에는 키하르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 듯이 말문을 크게 연다.

“늘 하던 기본 심사였습니다. 그 심사에서 여기 크로쟌은…… 몬스터의 형상을 전혀 꺼내지 않고 기절했지요. 말로는 들었지만, 설마 그런 경우가 진짜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딱 제게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경우잖습니까? 그래서 최종 심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자리에 오게 된 겁니다. 크로쟌, 괜찮으니까 원 안에 서요.”

“아? 아, 예!”

크로쟌은 키하르가 하는 말에 조금 더 주눅든 모습으로 슬금슬금 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조금전에 대단하네 어쩌네 하면서도 슬슬 그 원 밖에서 머뭇거리다가 지시를 받았으니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태도였다.

그리고 그런 크로쟌을 지켜보던 대장 카엘이 부대장에게 손짓했고, 로칼은 의자를 뒤로 빼면서 몸을 돌렸다. 어느 틈엔가 사군단의 대장, 왕실 근위대장이 키하르와 함께 세모꼴을 이룬 채로 머리를 맞댄 모습을 꾸미고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야, 저거 진짜 몬스터 로드야?”

“예. 몬스터를 꺼내는 것도 확인했으니까요.”

“키하르, 정말 기본 심사…… 그 겁주기 상황에서 몬스터를 꺼내지 않고 기절했어? 카엘, 그러면 그거…….”

“……상급이지. 아까 얼치기랑 다른 진짜 상급!”

카엘은 무겁게 로칼의 흐릿한 물음에 답했다.

키하르가 이에 낮은 목소리로 살살 볼을 손끝으로 긁적이며 말한다.

“음, 대장님 그 부분에서 조금, 아니 아주 크게 걸리는 점이 있는데 말이죠…….”

군장장과 근위대장은 키하르를 매섭게 노려봤다.

설마 이제와서 자신이 기절할 때까지 몬스터를 억제한 몬스터 로드가 아니라고 부정할 생각인가? 그러면 이 놈부터 패겠다, 라는 의지가 둘의 눈동자에서 불타올랐고, 키하르는 말을 빨리 해야 했다!

그 이야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