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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소설 링크

리치왕의 죽음 이후 삶의 목적을 잃은 실바나스가 자살을 통해 죽음의 끔찍함(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을 경험하고, 발키르들에 의해 되살아난 뒤에는 자신의 죽음을 연기하는 것이 새로운 삶의 목표가 되는 과정이 중심내용입니다. 계속 살아가는 것이 삶의 목표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 소설을 통해 발키르에 대한 궁금증과 실바나스의 내면에 대한 물음이 많이 해결되었어요. 실바나스는 WOW의 수장들 중에서도 그 내면이 가장 들어나지 않은 수장 중 하나인데, 여왕님의 속마음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어둡고 차가웠네요.

워크래프트를 플레이 할 때에는 유능하고 싸움 잘하는 순찰대 대장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살아있을 때에도 자기가 인정하기를 허영심 많은 하이엘프였나 봅니다. 물론 전사로서는 뛰어났고 냉철하게 판단할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데드가 된 이후에 자신의 백성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는 건 좀 의외였어요. 저는 실바나스가 아서스에 대한 강렬한 증오심을 품고 있긴 하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언데드들을 동정하고, 위하는 군주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정말 포세이큰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단지 복수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었다니! 여왕님 좀 실망이에요.

그래도, 발키르에 의해 되살아난 이후에는 백성들을 챙기는 마음이 조금은 생긴 것 같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소설의 말을 빌리자면, 리치왕을 죽이기 이전 까지는 ‘화살통 속의 화살’(소모품)이었는데, 이제는 ‘무한(죽음)에 맞설 소중한 보루’가 되었으니까요. 지금도 다른 수장들에 비하면 백성들에게 애정이 있다고 말하기도 참 애매하긴 한데, 언데드의 수장이 백성들을 너무 아끼는 모습은 뭔가 안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죠?

또 발키르들의 경우, 그 동안 제기되어온 그녀들에 대한 중요한 물음들이 이 소설을 통해 거의 다 해결된 것 같아요. 발키르는 총 9마리(현재는 5마리)인 것으로 보이고, 브리쿨 여성 중에서도 정예들만 뽑았으며, 리치왕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실바나스에게 협력했다. 또,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실바나스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발키르들이 직접 희생해야 된다는 것
(왜 발키르들이 늑대인간을 언데드로 만들 수 없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블리자드의 답변이 발키르의 강령술이 리치왕의 그것보다는 약하다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강력한 존재를 되살리기에는 그녀들의 강령술이 약한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또, 이 소설로 대격변 이후에 실바나스의 행보는 ‘살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여왕님은 포세이큰들이 자신의 죽음을 연기해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포세이큰의 수를 최대한 늘리고 주위의 위협요소를 없애는 데에 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된 것 같아요. 포세이큰의 번영과 자신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연관지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게 아닐까요?

다른 이야기인데, 실바나스는 길니아스 침공 직전에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그건 리치왕이 죽은 이후에도 꾀나 시간이 지난 편이거든요. ‘스톰레이지’ 때에 꾸었던 악몽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살아있던 시절을 다시 경헌한 것이 무슨 방아쇠가 되지 않았을까요? 뭐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걸린 것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요. .. =_=;;




P.S 1 실바나스가 경험한 첫 죽음(아서스에 의한 죽음)과 자살로 인한 또 한 번의 죽음이 너무 다르네요. 뭔가 의미심장합니다. 전자는 영원한 안식이라는 느낌인데 후자는 그냥 지옥이라는 느낌이에요. 단순히 실바나스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혹시 와우세계의 죽음에 인과응보가 적용되는 건 아닌지 궁금해지네요. 밴시여왕이 되고 나서 실바나스의 죄가 좀 많았나 봐요.

P,S 2 게임 하면서도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가로쉬에게 포세이큰은 진짜 그냥 소모품인 것 같습니다. 아니, 타우렌 정도를 제외하면 그냥 오크 이외의 모든 호드 구성원은 다 전쟁도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P.S 3 언데드의 수장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망자라니 앞에서도 말한 거지만 정말 아이러니컬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