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페이지 가량 읽고서 중간 감상 올립니다. 

 

이영도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어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그 자의적 개념을 통한 인식의 확장, 비틀기로 뭔가 생각할거리는 남겨주는 사유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버 더 호라이즌 같은 가벼운 활극물 같은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원래 상대적으로 희미하기도 했고 

티르와 이파리 보안관 콤비, 그리고 목가적인 주민들 사이의 캐릭터성이 보여주는 개그성이 더 강점인 소품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오버 더 초이스는 둘다 애매한 것 같습니다. 

사건이 사건이다보니 심각할수 밖에 없으니 캐릭터성도 약간 무뎌진 느낌입니다. 

티르 스트라이크는 만담분량이 줄어들었고, 이파리는 우직하지만 종종 보여주는 번뜩이는 통찰력의 빈도수가 줄었고 

종종 등장해 웃겨주었던 미레일과 율피트가 활약할 여지도 사건의 성격상 줄어들었습니다.  

오버 더 호라이즌이 기존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장점이 있다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지함을 얻는대신 

캐릭터성을 잃어버렸어요. 

 

기존의 단편에서 보여주었던 세상의 단면을 드러내고 인식의 확장을 요구하는 부분들 

행복, 키메라 같은 단편과 비교하면 역시 저 주관적인 의견으로 덜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직접 읽어보시고 판단해주세요 저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수 있으니까요. 

 

티르 스트라이크나 소년이 사실은 이게 이래! 라고 되게 진지하게 특유의 세상의 이면을 설명하는데

제가 느낀 감정은 "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야." 였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급의 대재난이 몰려오긴 하는데요. (대재난에 대한 상상력은 역시 이영도다운 창의력이었습니다)

그래도 긴장감이 좀 덜하더라구요.​

차라리  이영도식 재난을 소재로한 유사한 단편 키메라나 행복의 근원이 더 재미있던 것 같습니다. 

 

단점을 늘어놓았지만 오버더 호라이즌과 비교하면 사실 거의 비슷한 느낌에 완성도도 그렇게 차이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나 인식의 확장면을 따져보면 저 개인적으로는 오버 더 호라이즌이 낫다고 봅니다. 

오늘 오버 더 초이스를 읽고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고 호라이즌을 집어들었는데, 역시 변함없이 재미있더라구요.​

차라리 오버 더 호라이즌 개정판을 사는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읽고나면 평이 더 올라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