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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러더군요. D-WAR는 쓰레기지만 소수의 괴수물 팬들은 재밌게 봤을 작품이라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타상연화를 쓰레기라 생각하지만 저런 일본 애니가 극장가에 걸리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타상연화의 이미지와 노래만으로도 재밌게 봤었거든요. 

4번이나, 그것도 마지막은 집에서 2시간이나 걸리는 수원 CGV에서 봤으니..

그런 의미에서 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은 정말 볼 만 합니다.

영화관에서, 꽤 수려한 이미지의, 츤츤거리는 정통파 츤데레가, 오사카벤으로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저 또한 시간이 나면 또 보러 가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에도 이 작품이 타상연화보다 나쁜 이유는, 

타상연화의 안좋은 부분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연출은 더 쓰레기였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감독이나 연출가, 각복가 중 최소 두 명은 제대로 사람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합니다.

작품 내 인물 간의 감정 교류가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할 정도니...

 

'여주가 남주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 '일단 적당히 교차로에서 부딪히는 연출 정도로 첫 만남을 만들고, 남자가 여자를 적당히 챙겨주면 사랑이 싹 틀 꺼야!'

 

작품 내 모든 연출이 다 이 선에서 벗어 나질 않습니다. 감독에게 사람의 감정이란 건 그냥 조건 반사적인 무언가에요.

마치 '중학생이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니 상대방도 좋아하겠지?' 에서 그대로 멈춰버린 듯한. 

아주... 슬프기 그지 없는 감독의 사상이 엿보입니다. 그나마 인물이 학생이라면 이해라도 하지, 20대 초중반의 인물이 할 법한

생각이 아니죠. 그것도, 작품 내내 꽤 자립심이 강한 능동적인 잘생긴 인싸로 표현되는 남주가 할 법한 생각은 절대 아닙니다.

 

거기다 감독의 기승전결에 대한 기묘한 집착도 엿보이는데, 

'슬슬 중반부가 넘어가고 있으니 작품 내 인물들에게 역경을 주어야겠는데 어떻게 하지?

-> '좋아! 간편하게 남주 다리를 뿌수자! Profit!'

부드럽게 기승전결을 꾸미자니 감독의 능력으로는 그게 안되고, 일단 여주 할머니를 죽이고 남주 다리도 뿌수는 걸로

인물들에게 좌절을 안겨줍니다. 정말.. 남주가 불쌍하기 그지 없어요.

 

저는 처음에 2시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힘들었던 감독의 고뇌가 깃들어 있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서 그동안 할머니와 함께 살던 집이 부숴지면서 끝나는 장면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죠.

이 감독은 진짜 사람의 감정을 1차원적으로만 표현 못한다는 것을.

 

사실 이 이외에도 여주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중반부터 모든 게 다 엉망입니다.

할머니도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죽여버리고. 

(정말, 단 하나의 복선도 없이 바로 전 장면에서 남주와 여주가 하하호호 거렸는데 다음 장면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저는 이 장면에서 뭐지? 웃어야 되나? 할머니의 영전 사진이 나오면서 띵 소리가 나는데 무슨 블랙 코미딘 줄 알았습니다.)

누가 봐도 이사 간 집을 보자 마자 갑자기 동네 친한 사람들 다 불러다가 사라진 여주를 그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찾질 않나.

무슨 오사카가 태초 마을 만큼 코딱지 만한가 보죠? 그냥 5명 정도 사람 불러다가 같이 소리 지르면서 찾게?

여주와 남주를 좋아하던 다른 조연과의 화해도 역겹기 그지 없어요. 그냥 서로 소리 한번 지르고 땡.

 

특히, 제가 제일 구더기 같다고 생각한 부분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여주가, 자신 때문에 이제 같은 장애인이 될지도 모를 처지에 놓인 남주에게,

'날개는 니 가슴 속에 있어! 히히!' 하며 위로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이 장면에서 웃음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히히히히! 같이 보던 다른 관객들도 어이가 없었는지 쿡쿡 웃더군요.

결말은 또 어떻구요? 여주와 남주의 가장 큰 갈등 요인은 결국 남주의 유학이었는데 서로 화해하고 그냥 유학 가버려요.

분명히 전에 교수가 다른 학생으로 결정 났고 그럼 장학금도 못 받는데 돈은 어디서 났나요? 

작품 내내 유학을 위해 여러 개의 알바에 열중하던 남주 맞나요? 

설마.. 할머니의 유산을 물려 받은 여주에게 손을 벌린 건 아니겠죠? 그런 쓰레기가 아니라고 믿겠습니다. 

그냥 갑자기 어디서 복권이라도 당첨 됐나 보죠.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 작품은 쓰레기와 동급이라 볼 수 있지만.

그래도 감독 짬이 어딜 가진 않아서 이미지만 본다면 정말 꽤 괜찮게 볼 수 있습니다.

구시대 오타쿠들이 이미지만 남은 애니들이 애니계를 망친다고 하던데..

전 그래도 그런 이미지들이 좋아요.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밌는 애니들도 많지만 그래도 츤츤거리는 츤데레 2D 캐릭터가

성우의 목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은 일본 애니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들이니까.

흥행은 거의 실패한 듯 하지만 그래도 이런 애니가 한국 극장가에 걸릴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저 감사합니다.

아마 한국에서도 흥행은 실패할 것 같으니 메가박스에서 보시고 포스터도 받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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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미지 하나는 훌륭하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 뿐인 게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