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보고 왔다. 저놈의 upon은 한글로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매번 헷갈린다. 여튼 간에 평론가 평점과 영화제 반응이 좋길래 그걸 믿고 굳이 보러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몇가지 영화들이 떠올랐다. <사랑은 비를 타고>, <헤일 시저>, <라라랜드> <아르고>......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보니 내가 그 영화들과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느꼈던 공통적인 감정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실망감" 내지 "거리감"이다.

헐리웃은 헐리웃을 주제로 한 저런 영화들을 종종 만들어낸다. 뮤지컬로도 만들고, 블랙코미디로도 만들고, 이번에는 양쪽 모두 아닌 타란티노류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모든 영화의 평가에 있어서 헐리웃은 헐리웃스토리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한다.

이번 영화는 헐리웃 내에서 매우 유명한 사건을 두고 만들어졌다. 사건을 모르는 이들과 아는 이들 사이에서 영화에 대한 이해도는 천양지차로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어떤 인물이 등장했을 때, '아 그 사건이 나오겠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영화를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헐리웃은, 또는 타란티노는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라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마무리는 타란티노가 이전에 만들었던 <데스프루프>와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의 마고 로비보다 데스프루프에서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더 예뼜다는 정도의 차이점이 있겠다. <클로버필드 10번지> 즈음에 히트작을 더 찍었어야 하는데...

암튼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앞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영화가 배경으로 하는 '60년대 후반에 미국 경제 사정이 어땠는지도 잘 모르고, 영화에서 주요 소재로 나오는 그 사건 역시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었다.

헐리웃 안에서 아무리 중요하게 여기는 사건이라 해도, 밖에서도 누구나 아는 사건이 되는 건 아니다. 영화 속 히피의 말을 빌리자면 "이 순간에도 죽어가는 사람이 수없이 많거든".

이 영화가 칸에서 <기생충>과 겨뤘다는 걸 난 믿기 어렵다. 헐리웃만의 자아도취가 아니라, 영화계 전체의 자아도취라고 봐야 하나. 당신들 그렇게까지 X나 영향력 있지 않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