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에 대한 직접적인 스포일러는 없지만

연출에 대한 이야기라 간접적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먼저 별담을 하자면 서치는 그럭저럭 무난한 상영관에서 봤습니다. 사운드적으로 특별히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암수살인은 청량리 롯데시네마에서 봤는데 시야각과 음향효과를 고려하면 집에서 보는게 나을정도였습니다. 정작 이 건대입구CGV에서 본 베놈의 음향효과가 제일 나았습니다.

 

 

 

 

두 영화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범죄자를 쫒는 주인공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요.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메세지를 대놓고 던지지 않고 은근하게 잘 담고 있어요. 액션씬도 둘 다 없기에 스펙타클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배신감을 느낄정도입니다. 철저하게 머리싸움을 담백하게 그리는 스릴러죠. 던져진 떡밥을 가지고 관객이 추리하며 휘둘리고, 반전에 반전과 진짜 숨겨진 복선에 의해 농락당하면서 "아 그렇구나"할 때 쾌감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결국 이 모든건 몰입을 어떻게 잘 시키느냐에 달려있고, 몰입을 잘 시킨다는 점에서 비슷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몰입의 방법에서 보자면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서치는 초반에는 엿보는듯한 인식을 심어줍니다. 캠으로 찍힌 주인공, CCTV에 나오는 주인공, 뉴스에 나오는 주인공 등이요.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주인공을 보며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캠화면이 불가능한 공간에서 주인공을 찍는 장면에서는 분명히 3인칭시점같지만 그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몰입하게 됩니다. 시청자가 주인공이 되는 형태의 몰입이요. 그리고 그 뒤부터 나오는 캠 화면에선 점점 내가 엿보기당하는듯한 느낌까지 받습니다. 비일상스러운 상황에 빠져 모험(위기와 극복)을 즐기는 대리체험을 하는 것이죠. 과연 악당이 누구일까를 찾는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몰입하여 나도 악당을 찾게됩니다.​

 

암수살인은 처음에는 주인공을 따라가며 어떤 인물인지 비춰줍니다.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악당이 등장해 주인공과 계속 머리싸움을 벌입니다. 머리싸움과정에서 주인공과 악당의 캐릭터가 점점 드러나면서 "아 주인공이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감정이 생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주인공은 영웅이 됩니다. 주인공이 처음부터 대단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그저그런 인물인줄 알았는데 악당이 지독해질수록 거기에 대비되는 영웅으로 성립합니다. 나같은 소시민이 아니라 영웅적인 인물이 되버리는 것이죠.​ 이런 영웅적인 인물은 유치할 수 있지만 악역이 너무 매력적이고, 주인공의 연기력으로 눌러버립니다. 놀랍고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응원을 하면서 결말을 기다리는 형태로 몰입합니다. 

 

 

 

개인적으로 암수살인은 담백하게 잘 뽑은 영화로 평가합니다. 영상미를 통한 숨겨진 심상까지는 전부 캐치하지못하였으나 남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통은 압도적인 영상미를 보여주거나, 놀래키거나, 액션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데 그런거 없이 흥미를 유발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서치를 더 높게 평가합니다. 기존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영화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영화팬이라는 사람에겐 서치를 추천합니다. 암수살인이 더 고평가를 받더라도 때깔좋은 영화야말로 오히려 흔하거든요. 30대이하의 인터넷 방송 등에 익숙한 세대라면 서치를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님뻘 세대라면 암수살인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