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를 제외하고 영화 평이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건 필연적이다.

 

영화는 애당초 제 4의 벽을 넘어서 드립 치는 재미로 보는거라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기지 못하면 노잼이 되버린다. 오히려 이럴 경우 영화에 남는건 19금 태그를 붙인김에 나오는 잔인한 장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히어로 전투 액션이다. 액션 점수를 잔인한 연출이 많이 마이너스 해먹으니 골치아픈 것.

오히려 PC주제에 대해 PC스러운 인물기용을 했지만 4벽을 넘는 드립을 활용하면서 PC성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음으로서 적절하게 잘 넘어간 것이야말로 호평의 요인이었다.

 

 

 

그럼에도 난 이 영화가 괜찮았다고 평하고 싶다.​

1편이 철저한 러브 스토리라면, 2편은 철저한 패밀리 무비이다.

패밀리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거기에 대한 답이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괜찮았다는 것이다.

 

 

 

데드풀2의 오프닝은 1편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관계가 발전하고 그 가족에 혈연관계까지가 가족이라는 고전적인 가족 관념의 연장선이다. 오프닝에서 바네사의 죽음을 통해 데드풀은 자살을 추구한다. 그것은 죄책감이자 동시에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또다른 바네사를 만날 수 없다는 실망감이다.

 

이러한 자살 추구의 연장속에서 데드풀은 러셀을 만난다. 데드풀이 감옥에서 러셀을 피하는 것을 보면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러셀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죽여버렸다. 데드풀은 러셀을 자식처럼 여긴 것이다. ​폭행하는 보호자에 대한 강력한 반감. 하지만 데드풀은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아래 실질적으론 러셀에게 자립할 기회, 즉, 용서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니라 직원을 죽여버려 다른 형태의 강요를 해버린다.

 

 

데드풀은 감옥에선 스스로 타인을 봐줄 여력이 없으니 러셀에게 현실적인 조언 - 강한 사람을 친구로 삼으라 -을 한다. 데드풀은 러셀을 살리기 위해 러셀을 자기에게 쫒아내었다. 러셀은 정작 이러한 태도에 실망을 하게되는데, 상대의 겉모습을 보고 큰 실망을 하게된다. 이후 데드풀은 러셀이 미래에 케이블의 가족을 죽이게되는 악당이 되는 걸 막기위해 싸움을 벌인다. 영화 내내 시니컬하고 자살 욕구가 넘치는 상태임에도 러셀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 그리고 몸을 날려 총알도 막아준다. 결국 러셀은 그러한 모습에 스스로의 마음을 바꾼다. 가족은 겉보기론 아닐 수 있어도 서로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

 

케이블은 러셀을 죽이려는 복수귀로서 데드풀의 또다른 모습이다. 치고박고 싸웠지만 진실을 터놓고 대화함으로서 데드풀에 동조하게 되었고, 혈연관계로서의 가족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세계의 인물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가족은 완벽하진 않아도 서로 공감해주면 충분한 것.

 

콜로서스와 네가소닉은 데드풀의 과거 팀원이다. 데드풀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려 했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나중에 데드풀이 도와달라고 하자 외면한다. 그러나 최후에는 다시한번 데드풀에게 기회를 준다. 가족이란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

 

데드풀은 러셀에 의해 죽음의 위기를 벗어난다. 그러나 다시 죽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왜 그랫을까. 바네사는 저세계에서 데드풀과 여러 이야기를 했다.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바네사를 처음 만난 동전으로 데드풀이 살아났지만, 그로인해 동전은 없어졌다. 동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이별이 중요한게 아니라 만남이 중요한 것이다. 가족은 헤어질 수도 있지만 새롭게 만날 수도 있는 것.

 

 

 

데드풀은 혈연상 부모와 매우 좋지 않은 관계를 가졌다. 오프닝부분에 자식 교육에 대해 많은 우려를 했다. 가족이 아니라 가졷(F워드)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상적인 가족이 아니면 전부 가졷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사상속에서 과연 자식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러셀을 만났을때처럼 데드풀이 아버지로서의 행동은 정작 가졷이 되버릴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현실은 다르다. 이상적인 가족은 없다. 서로를 위해 노력하면 가족이 되기엔 충분하다. 때때로 제대로 못할수도 있다. 이것을 영화내내 설명했고, 주인공은 이해했다. 아마 데드풀은 아버지로서 100점짜리가 되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데드풀2를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배웠기에 괜찮은 아버지가 될 것이다. 적어도 러셀을 위해 직원을 죽일때와는 다르게. 그래서 데드풀2는 패밀리 무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