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그를 알게 된것은 문피아에 연재되었던 초인탄생이란 글이었다. 그 둔저공 특유의 글에 난 반하고 말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마진강시, 신마기담, 석일비전 등 완결된 작품은 물론 기타 단편들과 미완으로 끝난 작품들까지 다 모조리 읽었다.
 
사실 그당시 둔저공은 출판 작가가 아니었기에 난 그의 제1 빠돌이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그와 친해질수 있었다. 물론 나는 그를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실제로 통화를 한 적도 없다. 그저 같이 채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건 나말고도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랬다. 둔저공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최고의 장르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장 좋은 장르 작가이자 장르 독자를 꼽으라면 난 그 밖에 떠올릴수 없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장르 감상을 쓴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그다. 그의 감상글은 문피아나 커그 등 장르 사이트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그의 감상글은 호의로 가득 차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비평거리를 찾고 있을때, 그는 작품의 좋은점을 찾아서 그 점을 칭찬했다. 둔저공 본인은 마음이 약해서 비평을 못 쓴다고 했지만 그건 그의 변명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는 정말로 온 장르를 다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느 한 부분의 취향이 아니라 가장 넓은 장르 포용력을 지녔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가장 활발하게 장르의 이야기를 했었다. 감상만이 아니라 재밌게 본 소설들의 이야기나 설정 등, 다른 독자들과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금시조님 작품은 금시조님 본인보다도 둔저공이 더 해박할 정도로 빠돌이였다. 그렇게 언제든 3박4일을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지 않고 장르 이야기를 하던 그런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다른 장르 작가들과도 교류가 많았다. 본인이 아직 출판작가가 아니던 시절에는 그들의 애독자로서, 출판작가가 된 후로는 그들의 동료로서 그는 항상 유쾌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었다. 둔저라는 그의 이름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카메오로 출현하는 가장 많은 이름이기도 하다.
 
그랬던 그가 가고 말았다. 사람좋고 웃음을 주면서 적이 없던 그는 이제 없다. 그의 미완의 글들도 이제 영영 사라지고, 오직 첫 출판작이자 유작이 되어버린 불패신마 만이 남았을 뿐이다.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며 슬프지만 나는 그가 모두가 슬퍼하기보다는 웃길 바랄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정도로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나 나는 그를 기억하고 싶다. 잊고 싶지않다. 그리고 모두가 그를 기억해주길 바라기에 이 글을 썼다. 이게 둔저공의 생각과는 다를지 몰라도 나는 이러고 싶다.
 
불패신마 완결권의 작가후기에 마지막 문장이 그가 진정으로 남기고 싶었던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 덕분에 고기를 실컷 먹었습니다!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둔저 拜上]
 
그는 분명 지금쯤 자신의 캐릭터 들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세상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정도도 아니고 사도도 아니고 자신만의 유쾌한 길을 걷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그다운 삶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