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쯤 된 거 같은데 프로이트를 조금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기억나는 내용 중 하나가 희생양에 관한 얘기입니다.

 

원시 사회에서 제의를 드릴 때, 좋은 물건을 골라 희생양으로 삼아 제사를 드리며 제사에 희생되는 희생양을 숭배한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집단이 위기에 처했을 때 반듯한 인물을 골라 희생으로 삼는데, 희생양이 되어버린 인물은 희생된 그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죄책감이나 부채의식 등을 생성시키며 그의 희생에 대한 숭배와 우상화, 비판 등으로 다시 집단은 위기를 극복한다.

 

지난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동화를 만들어낸 라니에리가 경질된 이후 영국 축구계가 뿜어내는 수많은 조그마한 담화, SNS, 리액션 등이 마치 그를 연상시키게 하는 바가 있지 않나 문득 생각이 듭니다.

 

라니에리를 경질시킨, 혹은 그렇다고 판단되는 레스터 시티의 선수, 구단주, 코칭스태프 등에게 영국 축구계가 가열찬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라니에리에 대한 동정, 혹은 동종업계인들의 분노나 공포, 혹은 일반인들의 자연스런 분노와 공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만, 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이제는 유사과학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희생양의 등장과 그로 인한 집단의식의 환기는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내일 리버풀과 레스터의 경기가 있는데 레스터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대단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