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아니긴 한데...

 

어쨌든 내셔널리그 얘기는 이 게시판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주 한수원과 울산현대미포조선이 홈 앤 어웨이 2번 승부를 펼쳐서 두 번 다 1:0 승리로 전통의 강호인 울산현대미포조선이 올해도 우승을 거뒀습니다.

 

보통 내셔널리그 경기는 제 기준에서 k3보다 낫긴 하지만 저것보다 차라리 고딩이나 초딩 축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초딩은 귀여운 맛이 있고 경기도 화끈하달까 멘탈에 영향도 크게 받는데 성인들처럼 욕설 같은 느낌이 아니라 귀엽고,

 

고딩의 경우 적당히 다 갖춰진 맛이 있는데 그럼에도 또 고딩은 고딩이라 승부가 덜 질척거리고 하고자 하는 바가 비교적 명확히 보이거든요.

 

반면 내셔널리그 경기를 보면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분명히 완성된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준프로라 할 수 있는 실업축구이다 보니 한국 축구 특유의 개인기 경시 성향과 많은 활동량과 강한 압박과 육체적 경합이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반면 이들의 기술적 성향이나 전술적 감각의 총합치를 내보면 요새 고딩축구에 비해서 ???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요번 시즌은 또 모르죠 사실 거의 안 보고 결승전만 딱 봤으니까.)

이런 떨어지는 기술적 전술적 능력과 특유의 활동량과 개인기 경시가 겹치면 게임이 심각하게 재미없어집니다. WK가 훨씬 재밌습니다. 투지를 발산하는 방식이 훨씬 예쁘고 세련되거든요. 좀 아기자기하게 기술을 발휘하는 면도 있고.

 

하위 리그인 k3에 비교해 보자면 k3보다 잘하긴 합니다. 청춘 FC를 보면서 k3 선수들은 몸이 완성되지 않은 측면이 크겠구나 느껴진 바가 있는데, 그렇게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여건이 되어 있지 않은 탓인지 의아한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거든요.

 

이렇게 k3와는 차이가 나는 내셔널리그지만, 또 상위 리그인(뭐 잠정적으로는요) 첼린지와 비교해 보면 역시 뒤처지는 바가 있습니다.

 

내셔널리그 결승전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좀 재밌는 점이 있었는데, 경기력만 놓고 논해 보자면 깜짝 놀랐습니다. 언뜻 보기에 첼린지와 자웅을 겨룰 만할 정도였거든요. 과연 결승전이다, 팀들 수준도 있고 준비도 열심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쭉 보다 보니, 열심히 준비했음이 눈에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첼린지와의 격차 역시 확연했습니다. 

뭐랄까, 이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바탕으로 생각하자면, 단판승부에서 어느 리그가 이길지 장담은 못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수비수들까지 제법 발재간 있게 공을 컨트롤하고 짧게 건네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라, 기술적으로 커다란 차이는 없겠구나 싶었고요.

 

하지만 내셔널리그와 첼린지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 공을 옮기는 선택이나 감각, 침착함, 경기 템포 등을 놓고 보면 첼린지와도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과연 그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해야 할런지, 제가 보기에는 미포조선 승리에 일등 공신들은 두 명의 선수들이었습니다.

 

강원에서 유망주였다가 큰 부상을 입고 내셔널리그로 내려간 김정주, 그리고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정경호(국가대표 말고요, 2명 있습니다.)였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인 정경호는 기술적 측면이나 공을 옮기는 감각에서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흡사 이 리그의 라키티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김정주의 경우 아예 경기장의 다른 선수들과는 경기 템포 자체가 한 단계 빠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막히는 모습도 적진 않았습니다만 크로스도 올리고 슈팅도 하고 돌파도 하고 2:1 패스 플레이도 하다가 엔드 라인을 타고 돌파한 이후 컷백으로 첫째 골을 엮어냈는데, 아자르가 아닌가 싶은.

 

어쨌든 결승전 정도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역시 사실상 프로에 가까운 실업리그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차는 확연했다, k리그 출신 두 선수가 게임을 지배한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