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닥, 달그닥. 마차 바퀴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주위에는 계속 나무와 풀들이 지나간다. 그저 새와 여름벌레들의 노래만이 요란한 소리에 화음을 맞춰준다. 달그닥 짹 짹 찌르륵. 화음을 내는 주체들은 정작 그 화음에 관심이 없다는 듯 자기할 일에나 열중하고 있다. 새는 울고 벌레도 울고 마차는 그저 달린다. 그리고 마차가 사라졌지만, 단지 달그닥 소리만 사라졌을 뿐 화음은 계속된다. 언제나 계속될 것처럼.

화음을 연주하다 빠져버린 마차는 어느 샌가 멈췄다. 그곳에는 한 도시가 눈앞에 있다. 마차를 끌던 마부가 마차의 문을 향해 가자 마차 안에서 손이 나와 아직 아니라는 듯 좌우로 흔든다. 마부는 의아한 표정을 지은다. 분명히 목적지는 이 도시다. 상관없다. 어차피 돈만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마부는 다시 마차로 올라가 고삐를 잡는다. 다시 마차의 달그닥 독주는 시작했다.

"멈춰."

한동안의 달그닥 독주가 진행되던 중 처음으로 다른 소리가 끼어든다. 그것은 연주의 종료를 의미하는 소리다. 마부는 마차를 멈췄고, 그러자 마차의 문이 열렸다. 마차에서는 한 남자가 나온다. 상당히 키가 커 보이는 청년으로 갈색머리에 검은 눈을 가졌고 훤칠한 키를 제외하면 그다지 미남이라고 부를 요소는 없었다. 마차는 씩 웃더니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내 마부에게 던졌다. 마부는 받은 뒤에 주머니를 열어보고 만족한다는 듯이 다시 마차에 올랐다. 마차는 다시 연주를 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인다. 연주가 끝난 곳을 완전히 벗어났다. 연주가 끝난 자리에 남은 것은 청년 혼자다.

"좋아, 이것으로 완성인가. 너무나도 길었다고."

청년은 콧노래를 부르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스윽. 청년의 발아래에 있던 풀들이 무참히 짓밟힌다. 별 상관없다는 듯 청년은 걸어간다. 아무것도 그를 방해할 수 없다는 듯이. 한동안 풀들에 대해 학살을 하던 청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감탄하며 웃는다.

"이야, 부탁은 해놨지만. 진짜 이게 가능할 줄은 몰랐는데? 이런 곳이 있었나?"

청년의 눈앞에는 혼자살기에는 큰 집 하나가 있다. 작게 정원이 있고 연못까지 구비된 이층집이다. 그리고 그 이층집 뒤에는 꽤나 절경으로 보이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한여름의 호수는 햇빛을 찬란하게 반사해 금을 녹여 만든 듯이 반짝이고 있다. 비산하는 물결 속에 보이는 황금. 엄청난 절경이다. 청년은 정말로 커다랗게 웃는다.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듯이. 그리고서는 미친 듯이 달린다.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면서.

달려가다 발이 꼬였는지 청년은 풀썩 쓰러진다. 몸을 한차례 뒤집은 뒤 청년은 웃으면 모든 복이 온다는 걸 신봉하는 사람처럼 미친 듯이 웃는다. 웃고 또 웃는다. 그야말로 미친 듯 한 환희다. 그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들 정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