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점에서 나온 윤은 방어구를 사기위해 방어구점을 찾았다.

아까 들렀던 무기점과는 다르게 여러 갑옷들을 입은 마네킹같은 나무 인형들이 일려로 늘어서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갑옷을 구경하며 시착해보고 있었다. 마치 옷가게 같았다.

"아, 어서오세요. 무언가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윤이 가게에 들어서서 갑옷을 구경하고 있자, 점원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은 소년이 다가왔다. 푸른 커서가 머리 위에 떠있는 것을 보니 플레이어인 것 같다.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가죽 갑옷을 찾고 있는데."

"아~ 속도 중시의 전사나 검사인가요? 그렇다면 이쪽의 상품을 추천드려요."

소년은 윤을 이끌며 몇 개의 가죽 갑옷들을 보였다. 윤은 감정을 사용하여 갑옷의 성능을 보고 가운데에 있는 3번째로 방어력이 높으며, 옵션도 좋은 갑옷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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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A

방어구 전문 대장장이 디르크가 자이언트 앤트의 갑각으로 만든 초경량 갑옷.
매우 가벼우면서 방어력이 높은, 두마리의 토끼를 잡은 갑옷.

방어력 : 77
내구도 100/100
제한 : 레벨 35이상
옵션 : 상대의 공격을 자신의 방어력의 10% 만큼 경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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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더 좋은 갑옷이 많이 있었고, 다른 방어구(팔토시, 무릅 보호대 등)도 사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한 윤에게는 어림도 없는 가격이었다. 

"감사합니다."

이제 거의 빈털터리가 된 윤은 방어구점을 나와 잡화점에서 가장 싼 HP와 MP 물약을 각각 40개 정도 구입했다.

쇼핑을 마친 윤은 저번에 완료하지 못한 퀘스트를 이어서하기로 했다. 저번의 윤은 레벨이 많이 낮아 파티로 도전했었지만, 지금은 레벨도 많이 올랐으니 혼자서라도 문제 없을 거라는 생각에 내린 결단이었다.


멜트 동굴에 도착한 윤은 무기점에서 산 검, 신기한 청색의 검을 꺼내 들었다. 윤은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동굴의 안 쪽을 조금 나아가자 스켈레톤 병사를 찾아냈다. 스켈레톤 병사는 윤을 발견하지 못한 듯 주위를 서성이고 있다.

"좋아..."

자세를 낮추고 조금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긴장을 완화시켰다. 그리고 뛰쳐나갔다.

"빛의 검무!"

《MP 300이 소모되었습니다. MP를 좀 더 사용하여 스킬의 위력을 높입니다.》

청색의 검에 하얀 빛의 알갱이가 모이기 시작했다.높은 민첩치에 걸맞는 빠르기로 스켈레톤의 바로 앞에서 멈춰서고 검을 3번 휘둘렀다.

잔상조차 보이지 않는 화려한 3연격!

스켈레톤 병사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파란 폴리곤을 흩날리며 사라졌다.

《스켈레톤 병사 토벌 수 : 29/30》

"어.....어라....?"

쓰러트린 윤조차도 무엇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데에 10초라는 시간이 걸렸다. 간신히 이해한 윤은 허웃음을 지었다.

"하하하....강하잖아..."

레벨이 오르기 전의 윤이었다면 족히 2분은 걸렸을 전투를 단 수초 만에 끝낸 것이다.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했다. 약간의 허무감조차 느껴지는 전투를 끝낸 윤은 다른 스켈레톤 병사를 찾으며 이동했다.

오른쪽 모퉁이를 돌자 천장에서 슬라임이 떨어졌다. 감이 좋은 윤은 한 끗 차이로 피하고 검을 빼들었다. 

'이 녀석이 동굴 슬라임인가.....들었던 대로 악랄하네....천장에서 떨어져 상대의 숨통을 끊는다니...피하지 않았다면 확실하게 죽었을지도 몰라...'

윤이 경계하고 있자 동굴 슬라임이 자신의 몸을 수축하더니, 윤의 배를 향해 빠르게 튀었다. 윤은 약간 몸을 비틀며 동굴 슬라임의 혼신의 일격을 피하고, 검을 세로로 휘둘러 슬라임을 베었다. 슬라임은 두동가나며,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파란 폴리곤을 흩날리며 사라졌다.

《약점을 공격하여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슬라임이 쓰러진 자리에는 슬라임의 핵이라는 재료 아이템이 떨어졌다.

윤은 슬라임의 핵을 인번토리에 넣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천장을 주의하면서....


"참격!"

-끼이익!

윤은 참격을 날리며 2M 정도 거리에 있는 동굴 거미를 파란 폴로곤으로 만들었다.

《참격 스킬의 레벨이 12로 올랐습니다. 더욱 멀리, 그리고 빠르게 참격을 날리는게 가능합니다.》
《빠른 속도로 몬스터를 해치웠습니다. 칭호 질풍의 검사 를 획득합니다.》
《칭호 질풍의 검사 : 검사의 직업을 가진채 빠른 속도로 몬스터를 10마리를 쓰러트리면 얻는 칭호, 전투시 민첩이 5% 오른다.》

약간 미묘한 칭호를 획득했다. 알림을 신경도 쓰지 않은 윤은 떨어진 동굴 거미의 아이템들을 수거했다.

"왜, 안 나오는 거야....."

아이템을 주우며 아직까지 스켈레톤 병사와 조우하지 못한 윤은 투덜거렸다.
첫 번째 스켈레톤 병사를 쓰러트린지 벌써 8분 가까이 지났으니, 투덜거릴 만도 했다.

"은폐 스테이터스로 행운이라던가 있는거 아니야? 그리고 나는 행운이 마이너스고...."

8분째 조우하지 못해 삐진 윤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게임에도 은폐 스테이터스는 있다. 친밀도나 정신력 등의 스테이터스가 있지만, 스킬을 획득하는 등의 계기가 없다면 은폐 스테이터스는 가시화 할 수 없다.

아직도 투덜거리며 윤은 동굴의 안쪽으로 발을 옮겼다.

안쪽에서 만날 존재를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