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표를 따라가던 윤은 하나의 동굴의 입구 앞에 멈추어 섰다. 화살표는 빨리 들어가라는 듯이 동굴의 입구를 가리켰다.


"........."


윤은 주저했다. 왜냐면 화살표가 가리키는 동굴은 [어두운 동굴]이라는 적정 레벨 15대의 사냥터로, 올랐다고는 하나 현재 레벨 4인 윤이 들어가면 개죽음을 당할 것은 안 봐도 비디오였다.

그렇기에 윤은 고민했다. 이대로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레벨을 좀 더 올리고 들어갈 것인가

이대로 들어가 운이 좋아 퀘스트를 성공할 수도 있으나, 죽을 가능성은 한없이 높으며, 죽었을 때의 페널티로 성장이 더디어진다.

그렇다고 레벨을 올리고 들어간다면 조금은 수월하겠지만, 제한 시간이 흘러, 여유롭게 공략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윤은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일단 들어가서 몬스터와 싸워보고, 무리다 싶으면 도망치기로 했다.


"좋아...들어가자"


결심을 굳힌 윤은 동굴로 들어갔다. 윤이 동굴로 들어서자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던 곳이 달빛이 비치는 밤 같이 어슴푸레했다.

자신의 눈만을 믿으며 동굴을 나아가던 윤은 의아해했다.


"어라? 어째서 몬스터가 한 마리도 없는거지?"


그렇다. 윤이 동굴을 들어온지 몇 분이 지났으나 몬스터는 커녕 개미 한 마리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발을 멈추지 않고 안쪽으로 나아갔다.


점점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크고 작은 거미줄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윤의 키를 훌쩍 넘긴, 5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거미줄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거미줄에 한 명의 여성이 달라 붙어있었다. 여성의 머리 위에는 루이나라고 쓰여있는 하얀 커서가 있었다.매혹적인 보랏빛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그 여성은 기절한 것인지 눈을 감고 있었다.


아마 그녀가 루티의 언니일거라고 생각한 윤은 다가갔다.


참고로 하얀 커서는 NPC를 나타내고, 푸른 커서는 유저, 빨간 커서는 살인자를 나타내며, 설정에서 이 커서를 보이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빨간 커서는 설정과 관계없이 표시된다.


여성과의 거리가 5m쯤 되었을 때, 주변의 공기가 바뀌었다.


마치 윤이 동굴을 발견하기 전에 겪었던, 중간보스가 근처에 있음을 알리는 을씨년스런 분위기와 비슷하지만 좀 더 무거운 분위기로 바뀐 것이다.


그 분위기를 느낀 윤은 곧 바로 검을 뽑았다.


"......."


어디서 몬스터가 나와도 벨수 있는 자세로 경계하고 있던 윤에게 한 가닥의 실이 날아왔다.


쉬익!


하지만 윤은 남들보다 좋은 반응속도 덕분에 실을 포착하고 어떻게든 검으로 벨수 있었다. 실을 벤 윤은 조금 뒤로 물러나 실이 날아온 곳을 바라보았다.

눈을 가늘게 뜬 윤은 한 마리의 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몬스터는 족히 4m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거미였다.

매우 흉측한 얼굴과 기분 나쁜 다리, 그리고 듬성듬성 나있는 털들!


무심코 눈을 감고 싶어질 정도로 심각한 비주얼이었다. 거미의 이름은 빅 스파이더로 레벨은 18, 동굴의 주인...즉 보스였다.


윤이 발악해보아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먼저 움직인 것은 빅 스파이더였다. 윤에게 8쌍의 다리로 빠르게 기어가 입을 활짝 열고 독으로 이루어진 산을 내뱉었다.

윤은 뒤로 빠르게 물러나 산을 피하였고, 산이 떨어진 땅은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녹아내렸다. 그리고 녹아내린 땅은 시스템에 의해서 바로 자동복구되었다.


꿀꺽.....


땅이 녹은 것을 본 윤은 침을 삼키었다.


'저 산에 맞으면 바로 죽을거야.....정신 바짝 차려야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으로 신중하게 거리를 취하면서 산을 피하고, 가끔식 사각에서 공격을 하였다.

그러나 레벨 4의 스탯으로는 빅 스파이더의 HP 게이지의 5분의 1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튄 산이 윤의 피부에 닿아 HP를 잃고 있었다.


"크윽...."

신음을 흘리는 윤은 곧 바로 빅 스파이더의 사각으로 파고 들어가, 빅 스파이더의 몸을 베었다.


-키이익....


검에 베인 빅 스파이더는 고통에 신음을 흘리더니 더욱 강한 산을 윤에게 내뿜었다. 그러나 윤은 그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피하고는 뒤로 돌아 달렸다.


그것을 호기로 본 빅 스파이더는 엉덩이에서 거미줄을 쏘았다. 그러나 윤은 거미줄이 날아오는 뒤를 보지도 않고, 무언가를 향해 검을 휘두르고는 떨어진 무언가를 옆구리에 끼고, 굴러서 아슬아슬하게 거미줄을 피했다.


윤의 옆구리에는 거미줄에 붙잡혀있던 여성...루이나가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이냐면 사각을 공격하면서 윤은 처음에 보았더 거미줄을 향해 다가간 후, 여성을 떼어내고, 도주하기로 한 것이다.


"내가 받은 퀘스트는 구출이지, 토벌이 아니니까. 굳이 보스와 싸울 필요는 없지!"


옆구리에 루이나를 낀채 윤은 동굴 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