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법 산만한 편인데 최근 들어 유독 집중이 안되는 군요.
가능하면 1일 1연재를 하고 싶지만 산만하게 다른 곳에 정신 팔다보면 시간이 훅-.
그만큼 잘 써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현재 워낙 산만하고 정신상태다 중구난방인지라 제대로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보는 분이 적다보니 역시 글에 대한 확신이 쪼그라든다고 할까.
그렇다고 많다고 늘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부디 즐감할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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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기의 눈을 속이는 것은 무리였다. 아주 잠시 주의를 끌 수 있었던 것뿐으로, 곧 잭과 팀원들은 헬기의 공격에 노출당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제임스가 지원 요청을 해둔 것인지 우주 센터 쪽에서 지원이 온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헬기가 격추당하는 것을 보며 잭 역시 졸인 가슴을 쓸어내렸을 정도니, 이들의 등장은 이후의 일은 제쳐두고도 반가워할만한 일이었다.

  물론 그 동안 잭들 역시 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벨페르트와의 연결을 위해 래리에게 낸시와 접촉하라는 지시를 이미 내려둔 후였다.

  “우주 센터도 공격당한 모양이군.”

  잭은 군데군데 총알 자국과 패인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보며 말했다.
  우주센터의 대부분은 파괴된 상태였다.

  로켓 발사대와 관제센터는 남아있는 것 같지만, 편의시선들은 대부분 파괴된 상황으로 보였다. 때문인지 군데군데 간이 막사가 세워져 있었고, 쓰러진 부상자들이 들 것에 실려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두 번은 견디기 어려울 것 같군.”

  제임스는 잭과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근처에 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철저하게 제임스는 일행들을 고립시킬 생각인 것이 분명했다. 이 안에서 바깥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자와 접촉시키지 않겠다는 뜻이겠지만, 다행이도 일행에겐 이미 래리가 있었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 만큼은 지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잭은 약간은 안심했다. 물론 아직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도를 완벽히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고, 여전히 위험이 가시진 않았지만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시간을 들일 수는 없네. 한시라도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쯤은 너희들이라도 알겠지.”

  제임스 서두르고 있었다.
  물론 잭 역시 임무의 성공을 위해서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일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였다. 잭과 팀원들은 안전을 위한 보장이 필요했다. 하지만 우주에까지 가면 이렇게 몰래 통신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시간은 필요했다.

  “어려운 이야기군. 이런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상대가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은 알겠지만, 저 정도 피해를 입었다면 다음에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지. 여기는 벨페르트의 영역이야.”

  그럴 듯한 이유였다.
  아무리 강력한 초월종들이라도 상대의 영역을 침범할 때는 신중해지는 법이다. 아무리 잘 세운 계획이라도 초월종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월종들끼리 서로 나서기 시작하면 이 세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었다.

  세상에 가장 깊이 개입하고 있는 어떤 초월종의 말에 의하면 이 세계에는 너무나 많은 존재들이 모여 있다는 듯 했다. 즉, 한 세계에 지나치게 강력한 초월종들이 다수 몰려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세계는 마법적으로 미쳐있었고, 온갖 기똥차고, 맛이 간 현상들이 종종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버려진 거리의 그것처럼 말이다.

  “그렇지. 벨페르트의 영역이지. 하지만 한 번 한 일을 두 번 못한다는 보장은 없지. 3시간 뒤에 출발 할 거야. 놈들의 집념을 우습게보지 말게. 아무리 벨페르트라고 해도 별 수 있을 것 같나?”

  하지만 제임스는 이미 강행할 생각이었고, 그 생각을 바꿀 마음도 없어 보였다. 게다가 이유도 틀리진 않았다.

  이미 벨페르트의 영역에서 헬기까지 동원한 놈들이었다. 도시의 가까운 곳에서 포격전을 시작해도, 공습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잭에게도 드는 것이다.

  “게다가 여기는 도시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어. 벨페르트의 영역이긴 하지만 놈도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함부로 끼어들기는 어렵지.”

  제임스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잭은 그 모급이 가증스럽게 생각되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무튼 아직 대립각을 세울 수 없었다. 미션의 성공에는 제임스가 아직 필요했고, 서약이 존재하는 한 미션을 성공시키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서약의 바깥에 있는데다가 스폰서의 입장에 있는 제임스는 정면에서 대항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게다가 상당한 수준의 사이커인 이상 쉽게 암살당해 주지도 않을 것이다.

  [잭. 우선 휴식 시간 정도는 만들어 둬. 그 동안 나와 퀵샌드, 와일드 울프가 움직일 테니까.]

  귀에 꽂아 놓은 이어폰으로 래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상황에서 이야기를 걸어왔다는 것은 나름 방법을 찾아냈다는 이야기였다. 잭은 태연하게 제임스이게 말했다.

  “그래도 휴식 시간 정도는 필요하오. 아무 훈련 없이 우주에 올라가는 것도 위험한데 우린 지친 상태요. 임무를 위해서라도 최선의 상태로 올 필요가 있소.”

  와일드 울프가 끼어들었다.
  제임스는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잭에게로 시선을 보냈지만, 잭은 신경 쓰지 않았다. 딱히 자신은 대표가 아니었다. 리더로서 임무를 지휘하긴 하지만 대화의 창구는 자신만이 아닌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런 상태는 팀이 분열되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좋았다. 여기있는 모두가 베테랑이며, 자신들의 위치를 제대로 자각하고 있었다.

  제임스에게는 다루기 어렵겠지만, 잭에게는 잘 된 일이었다.
  이만한 팀을 모아 준 샘에게는 충분히 감사해도 될 것이다. 적어도 아직껏 서로의 역할을 침범하거나, 손발이 맞지 않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으며, 거기에 맞춰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같았다. 특히 와일드 울프, 퀵샌드로부터는 적절한 시기마다 서포트를 받기까지 했으니, 이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 받았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실제로 와일드 울프의 서포트는 적절했다고 할 수 있었다. 비록 단순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제임스도 쉽게 부정할 수 없었다. 그로서는 잭과 러너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지 않겠지만, 임무 역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무가 있었다.
  어느 정도 요구는 조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시간을 벌면 우선 와일드 울프가 다루는 짐승들을 이용해 조종해 부품을 모을 생각이야. 물론 잘 되지 않겠지만…….]

  래리는 회의 적인 듯 했다. 잭 역시 마찬가지의 의견이었다. 짐승들을 이용해서 모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역시 직접 행동하는 것이 최고인 것이다.

  [우주에서도 넷매트릭스에 접촉할 수만 있다면 상황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가능해져. 여러가지로 유리해지지. 아무튼 시간을 벌어 봐.]

  래리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 제임스는 판단을 내린 듯 했다. 그는 지금 당장 러너들을 달로 쏘아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단순히 뒷사정을 때놓고도, 기습이 있었던 직후에 바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안전을 위해서도 뭔가 점검해두는 편이 좋았던 것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 바로 보내는 방법이 없다면 제임스는 다른 방법을 사용할 따름이었다.

  “그렇다면 자네들과 함께 우주에 갈 친구들을 먼저 소개시켜 주지. 우선 그들과 친해지도록 하게.”

  잭은 난감한 표정을 짓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명백히 감시를 두겠다는 행동에 잭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일단 의심하고 있다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봐야 일만 힘들어질 따름인 것이다.

  적어도 겉만이라도 원만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지 않는다면 녹이 쓴 톱니바퀴처럼 뻣뻣하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럼 출발시간은?”

  “우선 점검이 끝날 때 까지. 그 이상은 무리군.”

  거기까지도 충분히 양보했다는 태도로 제임스는 말했다.

  “그 이상은 위험하겠지. 저 셔틀이 파괴되면 임무는 실패라고 봐도 좋네. 자네들이라도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테지.”

  잭은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금 그들은 서둘러야 했고, 더 이상 여유가 없었다. 두 번째 공격은 더욱 거세거나 혹은 더욱 은밀할 것이다.
  그리고 훨씬 구체적이고, 가능성이 있는 전략을 짜올 것임에 틀림 없었다.

  “그럼 만나보도록 하지. 너희들은 쉬고 있어. 묻고 싶은데, 제임스. 그들 역시 나의 지시를 받나?”

  “안타깝지만 그들의 지휘 계통은 자네를 따르지 않을 거네. 그렇지만 협력은 하겠지. 어디까지나 그들이 보조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군. 그들은 자네 같은 자들을 막기 위한 훈련은 받았지만, 침투하는데 있어서는 너희들이 전문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게나.”

  “기억하도록 하지.”

  [그럼 이쪽은 움직이지. 모든 부품을 다 모을 수 있기를 빌어 줘.]

  래리가 물러가는 것과 상관없이 잭은 제임스의 뒤를 따랐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캠프에 한 무리의 남자들이 모여 있었다.
  전원 인간으로 구성된 팀이었고, 수는 넷이었다.

  그 중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나섰다. 그들은 제임스에게 경례했고, 제임스는 그들의 경계를 받아 준 후 잭에게 소개했다.

   “자네들을 보조할 팀이지. 이 친구는 마이크라고 하네. 뭐, 이름을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그들은 각자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팀을 보조할 거네. 셔틀의 운전과 보호. 우주에서의 자네들의 안전 같은 것들 말이네.”

  잭은 마이크를 보았다.
  출신적으로는 비슷할 것이다. 기업에서 행한 적성 검사에 따라 전투 기술을 갈고 닦은 사병들. 그 중에서도 엘리트에 충성스러운 병사들이 모인 것이 바로 이들일 것이다.
  잭은 이들이 모두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팀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팀으로 움직이기 위해 적절한 개조 역시 받았을 것이다.
  만약 이들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 잭은 그들로부터 신체를 개조한 흔적을 읽어 냈다.

  공통적으로 머리에 손을 댄 것은 틀림없었다. 스마트 링크 기능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잭과 함께 금속 돌출부가 보였던 것이다. 이 음속들은 눈가에 까지 연결되고 있었고, 이 이식 때문인지 전원 머리카락을 바짝 밀고 있었다.

  ‘아마 동시 돌입과 빠른 소통을 위한 장비겠지. 사이커가 끼어있을 가능성이 높겠군.’

  잭은 그렇게 판단했다.
  추측이지만 기습은 의미 없을 것이다. 저 사이버 웨어가 잭의 생각대로의 물건이라면 눈이 8개 달려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팀원을 한 명 잃으면 그 즉시 전원이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반격 역시 3명이 동시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게 해주는 사이버 웨어였다.

  러너라면 이용할 일이 없는 종류의 물건이지만, 위협적이라는 면에서는 최상급이었다. 처음 모인 팀이라도 즉석에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팀 처럼 연계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면에서 싸우려고 한다면 이쪽 역시 피해를 각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회하는 수밖에. 잭은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며 마이크와 악수했다.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올드잭. 함께 일하게 되서 영광이군요.”

  “잘 부탁하지.”

  말과는 달리 서로가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잭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 일은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덴이나 낸시가 있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아무래도 지금 대표는 바로 그이다.

  “그런데, 샘은? 출발 전에 안색이 좋지 않던데?”

  잭은 제임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슬슬 샘을 한 번 정도는 만나두고 싶었다. 접촉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쪽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샘이 어떻게 생각하고 다룰지는 알 수 없지만, 상대 역시 프로다. 신중하게 행동해줄 거라고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도박이군.’

  “이번 일이 상당히 뒤틀렸잖나. 그 부분을 수정하느라 여러 가지로 고생했지. 쉬게 두는 것이 좋을 거네. 지금은. 자네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듯이 말이야. 뭔가 항의하고 싶은 기분은 알겠지만, 지금 샘에겐 그럴 여유는 없네.”

  “격려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우리와 한 배를 타고 있지. 만나보는 것이 문제인가?”

  “문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지. 나는 이래뵈도 부하들을 아끼는 상사라네. 가능하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 주게나. 게다가 자네들도 확실히 쉬지 않으면 안 되겠지. 이미 샘의 일은 끝났네. 곧 있을 임무에 대비해 몸을 쉬게 하게.”

  “샘도 뭔가 한다는 말이군.”

  “자네들의 보조를 맡게 될 거야. 달에는 직접 가지 않겠지만 말이네. 적어도 스스로 시작한 일을 끝내야지.”

  [잭, 좀 더 시간을 끌어 줘.]

  갑작스럽게 래리가 요청해왔다.

  “최소한 그가 책임을 지게 하려면 우리와 함께 달로 보내는 것이 좋겠는데. 통신 담당으로. 저 마이크란 친구가 어떤 친군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서약을 했지. 계약 외의 인물이 끼어드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야. 무엇보다 조율 역으로도 필요하겠군. 저 친구가 내 지시를 받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건 한 장소에 두 팀이 모여 있는 셈이 되는 거니까.”

  래리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청해 온 이상 쓸데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잭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응해주는 쪽이 좋을 것이다. 그것이 잭의 판단이었다.

  “너희들의 일에는 참견하지 않을 거네.”

  “긴급 상황이 왔을 때 지휘계통의 혼란은 문제를 일으키기 딱 좋지. 확실하게 여기서 갈라두고 가는 것이 좋겠군. 어디까지가 우리 권한이고, 긴급 상황시 누구의 명령을 받는 것이 좋은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야.”

  정론이었기에 이것만큼은 제임스도 어쩔 수 없었다. 제임스는 고민했다. 샘을 보내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서약자들 중 한 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고, 배신할 경우를 대비해둘 필요도 있었다.

  물론 배신자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샘 역시 기억하겠지만. 인간이란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법이다. ‘나는 괜찮겠지.’, ‘나는 잘할 수 있어.’라는 식의 얼간이 같은 생각을 말이다.

  “생각해보겠네. 하지만 좋은 대답을 해주기는 어려울 것 같군. 아무래도 우수한 부하라서. 쉽게 위험한 곳에 보내고 싶지 않거든. 그에게 자네들 만큼의 돈을 지불하는 것도 어렵고 말이네.”

  “그렇군. 그래서, 우리들의 돈은 받을 수 있는 건가? 솔직히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데. 중개인이 사실 기업과 연결되어 있다니. 원래라면 클레임 감이군.”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싶군. 언제나 일의 뒤에는 기업의 입김이 닿아있기 마련이지. 아니면 뒤통수가 근질근질해서 일을 못하나? 믿음을 가지게.”

  “최소한 보장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서약을 했지만 계약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 우리에게 믿음을 줘. 최소한 물질적인 것으로.”

  “후. 자네들에게 최고의 장비들을 지원해주고 있지 않나?”

  “지원은 어디까지나 지원이지. 나중에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 물건에는 관심 없어. 이봐, 선생. 자네나 나나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지. 그렇다면 알 거야. 사람이 돈 없이 살 수가 없지. 그리고 돈으로 못 사는 것도 없지. 목숨도 살 수 있어, 안 그런가?”

  “후우.”

  제임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야말로 한심하다는 시선이었지만 잭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시간 벌기다. 별로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절실했다.

  왜냐하면 돈을 받기 힘든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크레딧 카드를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며 잭은 진지하게 표정을 다잡았다.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임무는 어떻게 되든 좋게 끝날 가능성이 없었다. 잭과 팀원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서약이 유효하지 않은 자들이 뒤에서 버티고 있으며, 그 규모조차 만만치 않다.

  이런 거대한 단합 앞에서 뒷골목의 러너란 존재는 한심하고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니 지금 울궈 내는 것이다.

  당장 보호자도 구하지 못했고, 샘과도 접촉해 설득해보지 못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무일푼으로 목숨만 살아서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그 조차도 서약 때문에 달의 일을 성공시키고 도망친다는 고난이도의 임무였다. 덤으로 지금 저기 있는 마이크를 포함한 넷과는 가능하면 교전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 역시 포함이다.
  지금 상태에서 최적의 결과라면 다른 셔틀이라도 하나 주워서 탈출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마이크와 그 팀원들을 유인해 내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것조차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 내 개인 자산에서 조금 건네주겠네. 최소한 의욕은 생기겠지.”

  “크레딧 카드로 받고 싶은데.”

  “추적을 두려워하는 거겠지. 가상 계좌를 만들어 넣어주지. 나는 손도 댈 수 없으니 자네 마음대로 해도 좋네. 당장 비밀 번호를 변경하기만 하면 되지. 4명 모두에게 10만 크레딧. 어떤가? 그 이상은 나도 무리군.”

  “이야기가 빨라서 좋군.”

  “그럼 계좌를 보내지. 다른 러너들 것 까지 함께 넣어 줄테니 알아서 분배하게.”

  곧 잭의 PDA에 메시지가 들어왔다는 신호음이 들려왔다.
  잭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물러섰다.

  “그럼. 휴식 동안은 조용히 있을 수 있게 해주겠지.”

  “마음대로 해.”

  제임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잭은 물러섰다. 잭은 PDA를 열어 문자를 쳤다.

  -래리. 어때?

  [백도어를 만들 생각이었던 모양이군. 다운 받는 순간 감염되었을 거야. 물론 내가 있으니 불가능했겠지만. 오히려 이걸 이용해 주도록 하지. 놈이 여기에 최고의 해커 중 한 명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 죄로군.]

  -알겠어. 그런데 무슨 일이었지?

  [방금 전 제임스의 추적에 성공했어. 우연이었지만, 제임스 놈은 여기에 거점을 만들어두고 있더군. 정상적이라면 접근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 상황이 상황이잖아. 방어 체계가 부실한 상황에서 운영되고 있었고, 퀵샌드의 벌레로봇 덕에 놈들의 인트라넷에 침입할 수 있었지. 아무튼 여러 가지 정보를 꺼내올 수 있었어. 뭐, 여기에 대해선 천천히 설명하지. 아무튼 계좌는 나에게 맡겨둬. 공정하게 분배해 줄 테니까.]

  -맡기지.

  잭은 그렇게 문장을 기입한 후 PDA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퀵샌드의 일은 조금 어중간하게 되었어. 짐승들로 빼돌릴 수 있는 부품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이야. 퀵 샌드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비들과 합치면 간신히 넷 매트릭스에 접속할 수 있을 정도의 물건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어디까지나 임시지. 역시 제대로 된 통신을 하고 싶으면, 셔틀을 탈취하거나 달기지의 해킹에 성공하는 수밖에 없어.]

  물론 거기까지는 각오한 바였다.
  오히려 달로 가는 동안 독자적으로 통신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송 완료. 우선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아무튼 좋은 소식과 나쁜 있는데. 넌 대답할 수 없으니 내 기호대로 좋은 소식부터 전해주지. 시간에 맞을지 모르지만 낸시가 벨페르트와의 접촉에 성공했어.]

  확실히 좋은 소식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나쁘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벨페르트 역시 가만히 있을만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나쁜 소식은 점검 속도가 빨라. 마법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무엇인지 모르겠어. 와일드 울프도 모르겠다더군. 방해해보려고도 했지만 너무 빈틈없어. 무엇보다 상대의 수가 너무 많아. 앞으로 한 시간 정도면 끝날 것 같다더군.]

  잭은 한숨을 쉬었다.
  시간을 번 보람이 없을 지도 모른다.

  제임스는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빈틈이 없는 것이다.
  풍부한 자금과 빈틈없는 인재들을 가지고 제임스는 잭과 러너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반격의 기회는 있었다. 달에서 임무를 성공하고 나서부터가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