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아이. 계속 사격해. 와일드 울프에게는 말이 전달되지 않겠군. 퀵샌드. 계속 해킹 시도를 하도록. 래리. 퀵샌드를 도와.”

  [너는?]

  래리가 묻자 잭은 밴의 문을 열어 보였다.

  “나는 내 방식대로 싸운다.”

  그리고 한 팔로 밖으로 내밀어 상부를 붙잡고 단번에 밴의 위로 뛰어 올랐다. 그것도 개조하지 않은 팔을 사용해서 뛰어 오른 것이다.

  인간은. 아니, 대부분의 오크는 흉내도 못 낼 동작이었지만 잭은 태연하게 해낸 후 덜컹거리는 밴의 지붕 위에서 균형을 앉았다.

  3대의 밴이 너덜너덜하게 되어 가는 중에도 잭는 침착하게 생각했다.
  위로 올라오긴 했지만 상대는 장갑차다. 당연히 정면으로 싸워봐야 이쪽이 걸레가 되는 것이 다였다.

  게다가 달의 연구소에서 싸울 것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무장이 장갑차의 방어력을 뚫을 정도의 고화력이 아니었다. 저놈들을 상대하려면 기관총이라도 양손에 들던가, 레일건이라도 챙겨왔어야 했을 것이다.
  잭은 무전으로 레드아이에게 지시했다.

  “엄호 부탁하지. 적의 장갑차 위로 올라가겠어.”

  [뭐라고?]

  래리가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잭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엄호가 없어도 뛰어 올라갈 생각이었다. 문제는 발판인 차다. 도약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이다.

  [여기선 제대로 엄호…….] 레드아이조차 당황하며 말렸지만 잭은 이미 도약하고 있었다. [할 수 없다고!] 라며 말이 끝났을 때는 이미 잭은 후방의 밴에 착지해 있었다.

  밴의 방탄 지붕이 우그러질 정도의 각력으로 뛰어 오른 것이다. 그 겨로가 잭은 제자리 뛰기로 10미터 가량 떨어진 밴의 위로 착지할 수 있었다.

  [진짜냐.]

  터무니없는 것도 모자라 무모하기 그지없는 행각이었지만 잭은 이미 결행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니, 이미 결행한 상태였다. 잭은 그대로 장갑차를 향해 뛰어 올랐다.
  적들의 반응조차 늦었다.

  장갑차의 측면을 열고 기관총을 들고 사격하고 있던 추격자들은 멍하니 잭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장갑차에 설치된 기관총에게 대공 사격 능력이 출중할리는 만무했기에 대응하려고 해도 늦은 상태였다.

  잭은 순식간에 착지했고, 발판이 된 밴은 크게 차체를 기울이며 바닥을 미끄러졌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소리만으로 그 사실을 확인한 잭은 우선 장갑차 위에 납작 엎드리며 돌출된 추격자의 머리를 잡고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내던졌다.

  ‘우선 하나. 그리고…….’

  지붕위로 들이밀어지는 소총의 총열을 잭은 붙잡았다. 단순한 손아귀의 힘만으로 총렬이 우그러지는 것을 본 놀라서 총을 당기려고 했지만 잭의 완역이 더 강했다.
  잭은 그대로 팔을 들어 올렸고, 끌려나온 추적자를 또 한명 바닥에 던졌다.

  물론 그 상황에서까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을 정도로 무능한 놈들은 추적자들 중에서도 없었다. 그들은 즉시 반격해왔고, 잭은 장갑차의 가장자리를 잡은 손에 의지해 곧장 반대편으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반대편의 열린 부분으로 장갑차 안쪽에 뛰어 든다는 것과 같았다. 잭은 그 큰 덩치로 추적자들을 밀어 붙이며 적을 밀어내는 동시에 단검을 뽑았다.
  노리는 곳은 목이다.
  정면의 아군과 내부의 잭에 의해 혼란을 일으킨 적들의 틈을 지금 능숙하게 찔러야 했다.
  잭은 정면의 오크를 발로차서 민 후 막 집중에서 깨어난 마법사를 집어 던졌다. 그리고 쓰러진 오크를 군홧발로 찍어 두른 후 단검은 턱 아래로 찔러 넣었다.

  당연히 적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던져진 마법사를 피한 전투요원이 뛰어 들어왔던 것이다. 도탄과 아군 오사를 우려해서인지 그 병사는 손아귀에 단검을 쥐고 잭에게 덤벼들었다. 단검의 날이 붉게 달궈져 있는 것을 봐선 장갑을 뚫기 위한 열선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잭은 몸을 뒤로 당겨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자신의 단검으로 공격자의 단검을 받아 넘겼다. 상대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지만, 잭 역시 마무리를 지을 여유가 없었다.

  아직 한 명의 적이 더 있었고, 그는 맨손으로 덤벼 들었다.
  하지만 잭은 눈치 챘다. 장갑의 손날 부분에 날이 서 있는 것이다. 꽤나 특이한 무장이지만, 사람을 죽이기에는 충분했다. 목이나 혈관을 노리면 빠르게 해치우진 못해도 쉽게 체력을 빼앗을 수 있고, 전신을 보호하는 동력장갑 같은 것이 아니라면 저것만으로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라믹으로 날을 세웠다면, 그 날카로움은 금속으로 만든 단검 이상일 것이 분명했다.

  ‘손을 잡는 것은 무리군.’

  잭은 한 순간에 그렇게 판단했다.
  동시에 잭은 크게 발을 굴렸다. 바닥에 쓰러진 병사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덕에 잭의 자세가 불안해졌고, 잭은 뒤로 밀려 넘어졌다.

  그 즉시 상대가 잭 위로 올라타왔다. 그리고 양손으로 잭의 얼굴을 연달아 가격했다. 상대 역시 팔을 개족한 것인지 얼굴을 보호하고 있는 마스크가 단숨에 우그러졌다.

  잭은 정신이 힘든 타격을 맞으면서도 바이오암으로 구성된 오른팔을 들어 상대의 얼굴을 쥐었다.

  우그러뜨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정도의 내구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상대쪽 역시 잭의 오른팔을 붙잡아 구속을 풀려고 했고, 잭은 상대의 머리를 우그러뜨리는 대신 천장으로 던져 올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는 천장에 부딪쳤다. 하지만 여전히 잭의 팔을 놓지 않고 있었고, 다음으로 잭은 쓰러진 단검을 가진 병사에게 내려찍었다.

  그때 장갑차가 크게 요동쳤다.
  잭은 거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질 뻔했다.

  간신히 바닥에 들러붙으며 잭은 붙잡고 있던 병사를 내던지기 위해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병사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고 있었고, 쓰러져 있던 병사는 간신히 몸을 가누며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위기였다.

  그 때 다시 한 번 장갑차가 크게 몸을 틀었고, 일어서려던 병사는 균형을 잃고 뒤로 떨어졌다.
  잭은 그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남은 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뭐든 꼭 잡고 여전히 잭 자신의 팔을 잡은 체 덤벼드는 마지막 병사를 상대했다.

  “큭!”

  근력의 증폭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잭은 상대가 밀어 붙이자 넘어지면서 상대에게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장갑차가 크게 기울고 다시 제자리를 찾았을 때 잭은 일어나서 다시 덤비려는 병사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담은 오른쪽 주먹을 꽂아 넣었다.

  상대의 주먹이 오른쪽 뺨을 스쳐지나간다. 동시에 잭은 격렬한 반동이 팔을 타오르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주먹이 상대의 가슴에 꽂혀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잭이 힘을 주어 주먹을 빼내자 안쪽에서 벌컥하고 피가 쏟아져 내렸다. 병사가 쓰러지는 동시에 잭은 현재 장갑차가 많이 뒤쳐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측면에 다른 장갑차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이, 잭.]

  래리가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그 장갑차의 운전자는 죽었어. 와일드 울프가 정령으로 공격했거든. 차는 내가 접수했지. 우리쪽은 거의 다 당했고, 적 쪽은 둘 남았어.]

  “샘은?”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 우선 질문을 던졌다.

  [샘은 무사해. 제임스도 말이야. 접촉은 어려워. 생각보다 저쪽에서 방어를 잘하는 데. 제임스가 생각대로 상당한 사이커인 모양이야.]

  “정말 제임스인가?”

  [와일드 울프의 말대로는 틀림없어.]

  “그럼 우리 밴은?”

  [네가 시선을 끌어준 덕에 버티고 있지.]

  “그럼, 한 쪽에 붙여 줘. 계속 시선을 끌지.”

  [괜찮겠어?]

  잭은 아직도 신음 소리를 내며 일어서려고 하고 있는 병사를 발로차서 밖으로 굴러 떨어뜨렸다.

  “괜찮든 말든 하는 수밖에. 밀어.”

  잭이 대답하자마자 장갑차는 가속하기 시작했다. 잭은 벽면에 등을 기대고 세워진 의자를 붙잡고 균형을 잡으며 충격에 대비했다.

  열려있는 측면을 통해 잭은 장갑차가 또 다른 장갑차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덕분에 잭은 타이밍을 읽을 수 있었다.

  상대가 접근하는 이쪽을 본 순간.
  측면에 드러난 기관총의 총구를 돌리기 전 잭은 몸을 날렸다. 오른손의 의수로 기관총과 함께 사수를 내려찍는다. 모두가 당황하는 그 순간 뒤를 잇듯이 장갑차가 측면에 충돌했다. 물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남은 한대가 있는 곳까지 밀어 붙이기 시작한다.

  그 상황에서 잭은 경이로운 하반신의 힘으로 균형을 잡고 섰다. 물론 추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한 박자 늦었지만 태세를 갖췄고, 무장을 버리고 맨손으로 잭에게 덤벼들었다.

  아무리 잭이라도 네 명을 상대로 선전하는 것은 무리였다. 강력한 마법이 잭의 시력을 앗아갔고, 곧 잭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맞으면서 잭은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예전이었다면 이 정도는 혼자서 어떻게든 했을 것이다. 한 번 정도 신나게 실랑이를 벌인 탓인지 잭은 자신의 몸이 무겁다는 것을 느꼈다.

  이래서야 어디에도 고용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할지도 모른다.
  동시에. 어지간히도 자신이 얻어맞는 것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더럽게 아프지만 그래도 정신을 잃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잭은 침착하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물론 그것을 적들이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잭은 복부를 차였지만 그 순간을 이용했다.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감각은 살아 있었다. 잭은 이미 모든 인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몸을 보호해주고 있는 경량 동력 장갑의 방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타격이 너무 많았고, 빠르게 전지가 떨어지고 있었다. 
  잭은 차이는 힘을 이용해 몸을 강하게 굴렸다. 반대편 둘의 몸을 밀어 넘어뜨리며 잭은 데굴데굴 굴렀다.

  “래리!”

  잭이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장갑차가 서로 분리되었다. 물론 잭이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러기엔 잭이 이동한 거리는 너무 짧았다.

  [헤이! 꽉 잡으라고!]

  유쾌한 래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과 동시에 장갑차는 다시 한 번 서로 부딪쳤다.

  잭은 버텼다.
  둔중한 충격이 장갑차를 덮쳤지만 엎드려 있던 잭은 그 자리에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잭을 쫓아 움직이던 적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충격과 함께 균형을 잃었고, 잭은 기회를 잡았다.
  단숨에 몸을 일으킨다.

  옛기억이 뇌리를 스치고, 잭은 균형을 잡았다. 오래된 고속 절차 위에서의 싸움. 맹렬히 쏟아지는 하수를 맞으며 해냈던 괴물 사냥.

  한 동안 일하지 않으면 무뎌졌던 감이 조금은 떠오르는 것 같았다. 몸은 여전히 무겁고……. 얻어맞은 덕에 더더욱 무거워지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움직이고 있었다.

  신체의 부상은 중요하지 않았다. 
  잭은 발을 잘게 밟으면 재빠르게 움직였다. 질풍같은 동작이었다. 표적의 턱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하지만 그것은 페인트 실제 공격은 주먹에 의해 가려진 시야각 아래로 들어오는 로우킥이었다.

 균형을 잃은 한명을 그렇게 쓰러뜨리고, 가까운 한명에게는 장타를 밀어 넣는다. 균형을 잃은 상대를 확실하게 넘어뜨리고 다음에 한 일은 그 사이 균형을 잡은 둘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잭은 몸을 크게 숙였다.
  한 명에게 태클을 걸어 쓰러뜨린 후 잭은 쓰러뜨린 적을 붙잡고 그대로 처음의 장갑차로 넘어갔다.

  그 순간이었다. 잭의 머리 위로 녹색의 반투명한 늑대령이 날아들었다.
 잭은 직감적으로 그것이 와일드 울프가 불러낸 정령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자신의 호칭답게 짐승 혹은 짐승정령들과 교감할 수 있었고, 그 중 가장 강력한 존재들이 바로 늑대령들이었다.

  늑대령들이 달려들자 균형을 잃은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그들에게 붙들렸다. 잭은 그 사이에 한 명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그 압도적인 완력으로 목을 붙잡아 분지른 것이다.

  잭은 단검을 주워들었다.
  늑대령들이 제압하고 있는 사이 적들을 확실하게 사살할 필요가 있었다.

  [어이, 잭. 일단 벗어나야겠어.]

  “무슨 일이야?”

  래리의 긴급한 목소리에 잭은 대답했다.

  [헬기가 접근해오고 있는 듯 해.]

  “헬기? 아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잭은 그렇게 대답하면 상대의 몸뚱이의 빈틈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그것으로 단번에 죽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출혈이었다. 몸부림칠수록 빨리 피를 흘리고 죽을 것이다. 단번에 죽여주는 것에 비하면 공포스런 죽음이지만 지금 확실한 죽음을 베풀어 줄 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 하지만 확실해. 퀵샌드가 장갑차의 지령을 보고 읽어낸 거거든. 이 도시의 지배자인 벨페르트를 봐서 전차 같은 것은 동원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걸로 해내지 못하면 무리를 하더라도 올 생각인 것 같더군.]

  “미친.”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건 벨페르트와 협상할 기회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도시에서 기업 전쟁을 벌이는 놈들에 대해서 벨페르트는 그렇게 관대하지는 않았다. 물론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놈에게 있어 이건 게임이었고, 도시에 위협이 갈 정도로 판이 커질 경우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벨페르트와 전면 전쟁이라도 하려는 건가!”

  [그런 생각인 모양이야. 벨페르트와 정면 전쟁을 하더라도 우리를 저지할 수 있으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잭. 이건 기회야.]

  래리 역시 잭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낸시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겠어. 우리는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거야. 벨페르트는 군주이지 기업가가 아니야. 적어도 이번 일에 끼어들지는 않았지. 하지만 이걸로 양쪽에 엿을 먹이는 일에 동참해줄지도 모를 일이지.]

  “우선 헬기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면 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장갑차로 옮기는 것이 좋을 거야. 너도 옮겨와. 그 놈들은 내버려 둬. 시간 끌 수가 없어. 다소 위험하더라도 빨리 도착해야해.]

  “제임스는 뭐라고 했지? 우리가 마음대로 정할 순 없을 텐데.”

  [제임스의 생각이야. 우리도 찬성했지. 아무리 너라도 헬기를 상대할 수는 없잖아.]

  “알겠어. 돌아가지.”

  잭은 뒤로 훌쩍 뛰어 처음의 장갑차로 돌아갔고, 동시에 장갑차들은 서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잭은 칸막이가 쳐져 있던 운전석의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운전대에 얼굴을 들이박고 쓰러진 운전수가 앉아 있었고, 잭은 약간의 노력으로 시체를 바깥으로 내던졌다.

  “식별신호를 변경해.”

  [헬기가 오는 데 혼란을 주는 쪽이 좋지 않겠어?]

  라고 래리가 말했지만 잭은 단호하게 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우주 센터에 들어가기 전에 아군에게 공격당해도 곤란해. 튼튼한 것 같긴 하지만 본격적인 장비 앞에서는 견디지 못할 거야.”

  [알았어. 바꿨다.]

  “레드아이. 와일드 울프와 퀵샌드는?”

  [무사해. 그런데 아직 하나가 끈질긴데.]

  “무시해. 그보다 다들 장갑차로 옮긴다. 래리. 오른쪽 측면은 막아줘.”

  래리는 대답대신 장갑차의 문을 닫았다.
  측면이 열리면서 밖으로 노출되었던 기관총 역시 내부로 수납되었다. 이쪽의 장갑이 저 기관총의 공격을 견딜 수 있을까?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밴에 붙어 있는 것보다는 안전했다.

  실제로 지금 강력한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는데다가 선두에 있어 상대적으로 공격에서 안전했던 제임스의 밴 외에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팀원들이 타고 있던 밴이 조금 멀쩡할까.
  나머지들은 기관총의 사격으로 너덜너덜해져서 진작에 낙오된 것이다.

  문제는 그 마지막 하나를 쓰러뜨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방패가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사라졌고, 적은 헬기까지 증원해오고 있었다.

  숫자는 모르지만, 한 대만 와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잭이라고 해도 하늘을 날 수는 없고, 헬기의 장갑을 레드아이의 저격총이 뚫기에는 위력이 부족하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와일드 울프의 마법이겠지만, 얼마나 통할지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마법이라는 것도 만능이 아닌 것이다.

  퀵샌드가 해킹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대 쪽도 방어자가 있을 테니 성공한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너덜너덜한 밴에 탄 상태로는 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장갑차는 밴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동시에 추적자들과 밴의 사이를 가로막는 역을 더하고 있었다.

  드르르르륵! 하고 장갑차를 기관총이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옮에도 잭은 침착하게 팀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쪽으로 뛰어!”

  “내가 먼저 뛰지.”

  밴의 문이 열리며 레드아이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선 자신의 저격총을 던졌고, 잭은 외손으로 총을 받아 들었고, 동시에 래리의 통신이 들어왔다.

  [슬슬 다와 가는 것 같아. 우선 방해 해볼게.]

  그 사이 잭은 뛰어든 레드아이를 오른팔로 받아 냈다.
  그 다음은 퀵샌드 였다.

  [내가 발을 헛디뎌 위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50%.]

  “잡아 줄 테니, 걱정 말고 뛰게.”

  뭔가 각오를 한 듯이 퀵샌드가 뛰었다. 퀵샌드는 레드아이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거리를 뛰었지만, 잭은 퀵샌드의 팔을 낚아채듯이 잡아 당여 안으로 끌어 들였다.
  반대로 와일드 울프는 가장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날렵하게 장갑차의 안으로 뛰어 들었다.
  잭은 말했다.

  “래리. 헬기 보다는 장갑차를 먼저 처리해. 저 밴으로 박아 버려.”

  [잠깐, 잭! 그건 안 돼. 이 헬기 보통이 아니야. 완전히 군용이라고. 그것도 괴수 상대용의 레일건이 달린 녀석이야.]

  잭은 욕설이 튀어나올 뻔한 것을 참았다.

  “퀵샌드. 가능할까?”

  [뭐, 맡겨라. 이미 저건 내 컨트롤 하에 있다.]

  동시에 밴이 움직였다.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밴은 한계 속도까지 속력을 올렸고, 장갑차를 서서히 추월해 갔다. 그 뒤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밴은 급속하게 실속했고, 추격자의 장갑차와 격돌했다.
  폭발음이 그 뒤를 따랐다.

  잭은 동시에 상대의 장갑차가 뒤집어 지는 것을 보았다. 기관총으로 쏘기 위해 측면을 개방해두고 있었을 테니 저렇게 굴렀다면 직접적인 전투 인원은 사망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만약 살아있다고 해도 따라오는 것이 더는 불가능한 위치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헬기였다.
  이건 요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장비라면 기관총이 있지만, 그걸로 격추시키기 전에 이쪽이 먼저 레일건을 맞고 폭사할 것이 분명했다.

  “제임스에게 밴을 버리라고 말해야 겠군. 우선 놈들도 모두 장갑차로 옮긴다. 그리고 밴은 헬기의 유인용으로 사용하지. 이쪽 상황이 모두 저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을 거야. 래리. 헬기를 막기 못한다면 도청을 해줘.”

  잭은 그렇게 말한 후 한숨을 쉬었다.
  과연 이 방법이 얼마나 통할까.
  눈속임 정도만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잭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