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주센터를 우주정거장이라고 써왔던 것일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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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정거장으로 이동이 시작되었을 때 잭은 겨우 제대로 된 무장을 할 수 있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한 전기식 경량동력장갑부터가 그랬다.

   【미네르바 웨폰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인 동력장갑의 진가는 평소에는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전기 신호를 받으면 경도와 강도가 오르는 특수 섬유와 인공근육에 있었다. 내구도와 근력 증폭는 중량 동력장갑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소총탄에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으며, 충격 흡수률이 높아 신체의 개조 사항에 따라 연달아 총탄에 노출되어도 문제없으며, 타격 순간 강화되기 때문에 움직임에도 거의 문제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무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탄피 펄스건. 현재 최고 속도의 연사속도를 자랑하며 커스텀 된 그립과 6배율 도트사이트, 반동을 최소화하며 견착을 쉽게 하기 위해 젤패드가 부착된 개머리판, 60발이 들어가는 캐스킷 탄창을 도입했으며, 언더베럴 그레네이드 런쳐가 부착되어 화력 역시 보강되어 있었다.
  잭은 꽤 만족스럽게 받아 들었다.

  처음부터 이게 있었다면 셉텐트리온의 추적자들을 상대로 도망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추적을 뿌리치는 데는 성공했지만, 솔직히 숫자가 조금만 더 많았어도 상당히 위험했던 것이다.

  상대가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은 인원만 투입한 것이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잭은 일단 자신의 팀들을 둘러보았다. 퀵샌드는 자신의 전용 장비 외에 손댄 것이 없었고 와일드 울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레드아이는 잭과 비슷하게 제임스가 제공한 최신 무장을 하고 있었다. 물론 잭과 마찬가지로 무기 외의 다른 장비들에 손댄 것이 없었다.

  저격에 도움이 될 법한 보조드론이라던가, 뇌와 직접 연결되는 스마트 링커가 필요한 제품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런 물건에 어떤 조치를 취해뒀을지 짐작이 안가기 때문이다. 필요한 순간에 뒤통수를 노리던가, 뇌에 충격을 가한다던가 하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물론 총기 역시 발사가 되지 않는 다는 식의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능동적인 공격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닌 만큼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었다.

  “준비는 되었나?”

  제임스가 말했다.
  그는 어제와 같은 디자인의 양복을 입고 있었다. 물론 같은 양복은 아니다. 세탁된 옷 특유의 빳빳함과 세제의 냄새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제임스가 사용하는 향수 냄새에 가려져 있지만, 잭의 후각은 예리하게 그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잭은 제임스가 깔끔한 성격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동시에 그가 초월종인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마법 종족이라면 옷을 굳이 세탁해 입거나 할 필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들이라면 옷을 마법으로 만들어 입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되었지. 이번에 기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지 묻고 싶군. 이 병력으로 제대로 방어하기는 어려워.”

  “물론 그렇기 때문에 자네들을 고용한 것이지. 이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원들을 우리는 면밀하게 조사했지. 그리고 뽑힌 것이 자네들이야. 자랑스러워해도 좋네. 자네들은 최고의 러너로 우리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니.”

  “취직이라도 시켜 주려고?”

  잭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저들의 인정에는 관심 없었다. 애초에 기업의 주목을 받아서 좋을 일은 없는 것이다. 기업에게 경계 받아서야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고, 위험시되면 뒤통수에 총알이 박힐 것이다.
  그런 사실을 생각하면 오히려 등골이 써늘해지는 이야기였다.

  “자네들이 희망한다면…… 그 정도야 해줄 수 있겠지.”

  제임스는 그렇게 말하며 반짝이는 흰이를 드러냈다. 그리고 잭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물론 이번 일을 성공한 후의 이야기겠지만. 기대하겠네. 자네나 나나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하지 않나?”

  재임스는 그렇게 말하며 차에 올라탔다.
  그 곁에는 초췌한 얼굴의 샘도 있었다. 고문당하거나 구타당한 흔적이 없는 것은 봐선 단순히 스트레스 때문인 듯했다.

  잭은 그가 극도로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하룻밤 사이에 저렇게 초췌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좋을지 나쁠지 잭은 판단하기 어려웠다.
  처음 만났던 샘은 상당히 자신감 넘치는 남자였다. 대범하고 강인해 보였다. 길거리에 자수성가하고 자란 사람 특유의 대범함과 카리스마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그런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나약했고 힘이 없었다. 사그라든 불꽃을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상태가 나빠 보이는 군.]

  래리가 말했다.

  “그래.”

  잭은 짧게 대답한 후 몸을 돌렸다.
  공포심이 얼마나 샘을 지배하고 있는지, 샘이 이 공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했다. 대항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피하고 싶은지. 그 아래에서 순응하고 사는 것을 바라는 것인지.

  어느 쪽이냐에 따라 결판이 날 것이다.
  물론 만날 기회가 있을 때 말이다.

  잭은 차에 올라탔다. 처음 샘과 함께 타고 온 밴과 같은 기종이었다. 방탄 장갑을 두른 무겁고 튼실한 밴이다. 안에는 운전사가 없었고, 대신 넓게 내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자동 조종인가.’

  잭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잭을 이어 와일드 울프가 올라탔고, 퀵샌드 레드아이가 탔다. 레드아이는 잭의 맞은 편에 앉았고, 퀵샌드는 와일드 울프 앞에 앉았다.

  “래리.”

  [아, 안에 쓸데없는 게 들어있지는 않아. 밴은 내가 장악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어.]

  “그래? 우선 샘과 접촉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 같다.”

  잭은 결론부터 이야기했다.
  샘과의 접촉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었지만, 제임스가 그것을 모를 리는 없었다. 현재 샘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차단되어 있는 만큼 도저히 접촉할 기회가 나지 않았다. 야간을 틈타 접근하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고, 래리를 사용하기도 껄끄러웠던 것이다.

  무엇보다 제임스가 직접 지켜보고 있는 장소다. 래리가 아무리 뛰어난 해커라고해도 사이커의 직감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는 것이다.

  제임스가 마냥 무능한 놈이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가져보지만, 그럴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는 것을 떠나 아예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잭도 잘 알고 있었다.

  “영을 들여보낼까 했지만 그것도 무리였소.”

  와일드 울프 역시 자신이 시도한 결과를 보고했다.

  “샘이 주의력이 깊은 것인지 아니면 제임스가 의심이 많은 것인지 모르지만 아스트랄 체가 투과하기에 불가능하도록 조치가 취해져 있었소.”

  [샘에 대한 정보를 취합해봤지만 결정적으로 샘을 설득할만한 요소는 없었다. 샘의 조직 자체에 영향을 줄만한 것들은 있었지만, 샘이 제임스의 하수인이라면 그렇게 크게 신경 쓸 요소는 아닐지도 모른다. 적어도 지금이라면.]

  이미 목숨의 위험을 받고 있는 이상 그런 정도로 협박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잭은 퀵샌드의 예측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멀리 칼을 들고 설치는 사람보다 코앞에서 칼을 들고 설치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다.

  “역시 습격을 노려서 제임스를 제거하는 것이 좋을 거야. 한다면 내가 할 수 있지만.”

  레드아이는 포기하지 않은 듯이 다시 말했다.
  잭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레드아이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입만 움직여 말을 이었다.

  “반대하려면 해도 좋지만, 과감하게 움직일 때는 움직일 필요가 있어. *처리*하는 방법은 많잖아? 안 그래?”

  레드아이의 붉은 렌즈가 섬뜩하게 빛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은 착각일 것이다.
  이미 그는 일반적인 파지법과 달리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었다. 총을 쏘고 싶어서 근질근질한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기회가 있다면. 하지만 적어도 아무 때나 할 순 없어. 놈들도 2차 인원 정도는 구해뒀을 거고. 문제가 생기면 교체도 가능하겠지.”

  “그렇다면 매드독의 교체 인원도 올 거라는 거요?”

  와일드 울프는 “허.”하고 뭔가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대답을 한 것은 래리였다.

  [예비인원은 아마 기업에서 뽑아내겠지. 제임스가 추가로 데려와 대기시켜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 정예 전투 요원들이 우주정거장에서 대기하고 있지. 셉텐트리온에 자신들의 단서를 보이고 싶지 않을 테니. 이쪽을 제거하기 위한 암살자라고 봐도 좋겠지.]

  “성가시군.”

  잭은 그렇게 결론 내렸다.
  오는 것은 아마 최정예. 적어도 셉텐트리온의 추격자에 필적하는 자들이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자들일 것이다.

  어쩌면 초월종의 직속 부하가 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무튼 셉텐트리온이 달의 기지에서 개발하고 있는 사이버 좀비는 초월종들 사이의 균형을 깰지도 모를 정도로 강력한 병기였고, 그들 자신이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심혈을 기울여 세공을 해뒀을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성가신 상황이 될 것이 분명했다. 돈과 기술이 어우러지면 터무니없는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 적들을 몇 번 만난 적 있었고, 당장 이번 사이버 좀비건 만해도 그런 부류의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이 밴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잭은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일이라는 것이 절대 예정대로,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 상황 자체에 실망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기습에 대비해 두는 것으로 하지. 공격받을 때 기회가 있다면 그 틈을 노리는 것으로 하고.”

  이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의 최선일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레드아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아. 만약 제임스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면 타이밍은 내가 지시한다.”

  “그러지. 아무튼 리더는 당신이니.”

  레드아이가 대답했지만 잭은 별로 안심하고 있지 않았다.
  레드아이는 그가 필요하다면 저지를 것이다. 저런 부류는 딱히 권위에 반항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무시하고 일을 저지를 수 있는 부류였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저러고도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런 유능함이 레드아이에게 있었다.

  돌발적이고 예측불허인 유능한 아군.
  평가하기 곤란한 상대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다루기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주의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잭은 머릿속에 넣어두며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떠나는 차량은 모두 6대.
  첫 번째 밴과 네 번째 밴, 측면의 두 밴에는 추가 호위가, 두 번째 밴에는 제임스가, 세 번째 밴에는 잭과 팀원들이 타고 있었다.

  꽤나 엄중한 호위였다.
  너무 눈에 띄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 정도의 방어는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잭은 생각했다.

  게다가 셉텐트리온이 보냈던 정예들에 비하면 이 호위들의 수준은 몇 단계나 떨어진다고 봐도 좋았다.

  장비는 최첨단이지만 숙련도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애초에 샘의 은신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다. 전문적인 군사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최정예를 상대로 싸워볼만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느 지점에서 습격할 것 같소.”

  와일드 울프가 잭을 향해 물었다.

  “우선 도시를 벗어나서겠지. 놈들도 우주비행장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거야. 운반되는 물자에 테러하지 않는 것은 아마 막기에는 늦었다고 판단한 것일 거고.”

  [사이커들의 수만 충분하면 로켓이 형태만 있어도 발사가능하지.]

  퀵샌드가 덧붙였다. 실제로 그 정도는 쉽게 가능할 것이다. 아무튼 몇 백 개의 기업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쪽도 만찬가지. 이번 일은 어떻게 보면 대리 기업 전쟁이었고, 얼마나 자원이 투입될지. 그 양이 얼마나 될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진짜 전쟁과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그저 인원 수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투입되는 자원은 이미 국지전 이상인 것이다.
  래리가 말했다.

  [그렇지. 아무튼 추가 인원이 온다면 셔틀의 탈취는 쉽지 않을 거야. 조종사 하나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인원들도 상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니 말이야.]

  “게다가 우주에서는 정령을 부를 수 없소. 아마 순수하게 마법으로 승부를 봐야 할 것이오.”

  “협력하지 않으면 미션의 달성은 어렵겠지. 서약에 묶여 있는 이상 타이밍을 잘 노리지 않으면 안 되는 군.”

  와일드 울프와 레드아이 순서대로 말했고, 곧이어 논쟁이 이어졌다.
  제임스가 얼마나 많은 인원을 투입할지. 그리고 출발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최악의 경우에는 도착한 그 날. 넉넉하다면 하루 휴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고, 잭도 래리도 모두 동의했다.

  시간이 급박한 것은 잭들만이 아니었다.
  제임스와 그와 함께하는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추적자들을 덤벼오기 전에 가능한 빨리 이들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전원 경계. 곧 도시를 나간다.]

  무전이 들려오고 밴들이 도시를 빠져나갔다. 줄줄이 이어지던 건물들이 사라지고, 황야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로 세 시간을 달리면 우주정거장에 도착할 것이었다.
  밴들은 빈 도로를 거침없이 달려갔고, 얼마 안 있어 하나 둘 접근해오는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명은 필요 없었다. 적인 것이다.
  오는 도중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쪽이 방심하도록 위장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잭은 총을 쥐었고, 다른 이들 역시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측면의 차량들은 전투에 들어가 있었다.

  추적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견제 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추격자들은 밴의 방탄 처리 이상의 장갑을 가진 장갑차를 타고 다가오고 있었고, 느리지만 착실하게 따라 붙고 있었다.
  “이거 거의 전차로군.”

  포대만 붙어 있지 않을 뿐으로. 장갑을 떡칠하다시피해 방어력만 보면 전차 이상으로 보이는 물건이었다. 안에는 아마 8명 정도의 인원이 타고 있을 것이다. 붙게 되면 곤란한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은 확실한 것이다.
  게다가 저쪽도 그냥 맞고만 있지 않았다.

  장갑차로부터 몸을 내민 병사가 대전차 미사일을 들이밀었기 때문이었다.
  밴의 속도가 거의 최고 속도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장갑차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지만, 대전차 미사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무리였다. 그 때 레드아이가 창문을 열고 저격총을 겨눴다.

  물론 발사를 맞는 것은 무리였다.
  바람을 가르는 소음과 함께 솟아오른 미사일이 밴을 향해 떨어졌고, 밴들은 거리를 벌리며 회피기동을 시작했다.

  잭은 손잡이를 꽉 잡았고, 그 와중에 레드아이는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장갑차 위로 몸을 내밀고 있던 병사가 쓰러졌다. 우측에 있던 밴이 폭발한 것은 그와 동시였다.

  레드아이는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며 몸을 밴 안으로 당겼다.
  타고 있던 밴이 급격히 쏠리며 바닥을 미끄러진다. 하지만 팀원들 중 어느 누구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3. 5, 6호. 장갑차를 막아라. 1호와 2호가 먼저 간다.]

  1호는 제임스와 새임 타고 있는 밴. 2호는 잭과 팀원들이 타고 있는 밴이었다. 전원이 맞서기보다는 경호원들을 희생해서라도 우주 정거장으로 먼저 들여보낼 생각인 것이 분명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건 나쁘지 않았다.
  적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잭이라도 장갑차를 상대로 싸운다면 승산이 그리 크지 않다. 이 상황에서 제임스는 확실한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문제라면 적이 예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어이, 보스!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레드아이가 질색하며 말했다.
  거의 표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가 드물게 안색이 나빠질 정도로 추적자들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근처에 흩어져 있었던 모양이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돌아나올 가능성을 생각하고 인원을 흩어 놓았을 가능성을 생각하며  이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만 했다.

  즉 처음부터 적 쪽은 물량으로 나온 것이다.
  어쩌면 이미 우주 정거장 쪽도 공격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이 정도가 되는 인원을 준비했다면,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양쪽을 전부 부순다는 선택도 할만한 것이다.

  [제임스 놈이 너무 아낀 모양이군.]

  래리가 뭔가를 주서 온 것인지 한심스럽다는 어조로 말했다.
  래리가 뭔가를 주서 온 것인지 한심스럽다는 어조로 말했다.

  [어이, 잭. 들어 봐. 대충 어떤 물건들이 옮겨졌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상당한 인력과 무기더군. 일부는 마치 일용품 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지.]

  “문제는 인력인데. 숫자가 40명 남짓이야. 우주센터는 대게 탁 트인 장소에 있지. 방어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군.”

  [로켓만 무사하면 그만이지만.]

  잭과 래리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와일드 울프는 의자에 몸을 고정시키고, 정좌를 하고 있었다.

  이미 그의 의식은 영적 차원으로 이동해 있었고, 영들을 끌어들여 추적자들을 향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었다.

  물론 상대쪽에서도 마법사가 없는 것이 아니었고, 수도 더 많았기에 와일드 울프의 공격시도는 허사로 돌아간 상태였다. 하지만 덕분에 밴은 영적 차원에서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웠고, 레드아이와 잭은 자유롭게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뿌리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미리 말하지. 해킹 시도를 하고 있지만 방어가 단단하군. 상당한 수준의 ICE가 사용되고 있다.]

  “저쪽도 작정하고 왔다는 말이겠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임스가 너무 빈틈없다고 투덜 더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잭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더 인원이 많았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잭 역시 이렇게 많은 적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임스를 탓할 수도 없었다.

  잘해봐야 다른 러너 팀이 투입되어 오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야 전차 빼고, 지상전에 사용할만한 것은 모두 동원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동시에.

  ‘이렇게 해서까지 지켜야 하는 건가. 정말로 전쟁이라도 벌이려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이버 좀비가 강력한 병기라는 것은 이미 잭 역시 인정하고 있는 바였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추적해올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런 의문을 벌일 수가 없었다.

  “래리. 일단 1호 밴 옆으로 차를 붙여. 기회가 생기면 바로 샘과 접촉할 테니까.”

  [맡겨둬.]

  래리는 밴의 속도를 한층 올렸다. 밴은 오른쪽으로 돌아 나와 천천히 따라붙기 시작했다.

  “레드아이. 저 놈들을 떨어뜨릴 수 있나?”

  “무리야. 타이어도 방탄으로 보이고. 힘들어.”

  “그렇다고 꼬리에 불을 붙인 채로 가는 것은 사양인데.”

  아무리 전설적인 러너라고해도 차에 탄 상태로 싸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잭은 마냥 이러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