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 코로나가 상륙한 뒤로 출퇴근할 때마다 체온을 재고 그날그날의 행선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 초여름 무렵까진 귓구멍에 넣고 재는 일반 디지털 체온계를 썼습니다. 36도대의 지극히 표준적인 체온이 찍힐 때도 있었지만, 37.2~3도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누가 더위에 쥐약인 체질 아니랄까봐 몸에 기본적으로 열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3 초여름부터 직장 출입구의 체온계가 원격 체온계로 바뀌었습니다. 바코드 스캐너처럼 생겨서 바코드 스캐너마냥 이마에 대고 삑 찍는 그거

 

4 원격 체온계로 바뀐 뒤로 체온을 재면 35도 이하로만 찍히고 있습니다. 이마에 대건 목에 대건 귓구멍에 대건 뺨에 대건 예외 없습니다

 

5 그러던 것이 어제 퇴근 무렵엔 기어이 33도가 찍혔습니다. <이거 순 엉터리구만?!> 싶었습니다

 

6 그런 저를 본 동료 하나가 다가오더니 자기 체온을 재더군요. 36점 몇 도라는 정상적인 수치가 표시됐습니다

 

7 혹시 제가 재는 방식이 틀렸나 싶어 그 동료에게 절 재보라고 시켜봤습니다. 삑. 33도. 다시 삑. 또 33도

 

8 마침 밤 근무라 이제 막 밖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온 동료가 있길래 그 사람이 출근 체온 측정하는 걸 물끄러미 구경했습니다. 삑. 36점 몇 도가 찍혔습니다

 

9 뭐여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