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누군가와 연을 다한 다는 것은 씁쓸한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었던 사람이라면요.

 사귄건 아니었습니다. 썸이 었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약
6개월이었으니 썸치곤 길었습니다만. 어찌어찌하다가 느슨한 범지역 모임(1달에 한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로 온라인상 커뮤니티 활동위주이며 상반기에 활동이 끝나는
단기모임) 에 들어가서 우연히 알게 된 후 몇번 직접 만나서 어울리다보니 저에게 호감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당시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이지만 하고 있는 일이 있었고 최소 1~2 년 단위가 걸리는 일이라. 그 일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연애가 사치스럽게 느껴지더군요. 뭐 무엇보다 제가 그 상대를 당시 나쁘잖네? 수준에서 그쳐서 그런지도요. 또 나이차도 제법 나는 편이었고. 1시간 반 정도긴 하지만 지역도 달랐으니깐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렸죠. 좋아해줘서 고맙다. 다만 나는 현재 하는 일이 마무리 될때까지 연애를 할 생각이 없고 우리는 나이차도 제법 난다. 그리고 그쪽이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솔직히 그 이상은 아니다. 라고요.

 그러니 약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그렇기도 하고 또 어색해지는건 또 싫어서 그러면 그냥 우리 뭐라고 걍 사이를 정하지는 말고 그냥 쭉 지내죠. 시간이 지나면 뭐 대충 자연스럽게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실수였을라나 싶기도 하지만 후회는 없네요.

 여하튼 그 이후로 계속 연락을 지속적으로 주고 받았습니다. 마침 제가 도와줄수 있는 일도 있어서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도와드릴수 있는 부분은 도와드렸고 시덥잖은 일상잡담도 하면서요. 그리고 연장자로서 내가 당시 그 나이에 누가 나에게 이러한 걸 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것도 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고마웠고 즐거웠으니깐요. 아마 연애를 안한지 오래되서 정에 굶주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고 또 나를 위해 나아지려고 한다는 사실은 제법 멋진 일이더군요

 뭐 그렇게 한 동안 어느정도 그렇게 지내다보니 나름대로 정도 많이 들고 가까워져서 인지 뭐 만약에 이대로 쭉 간다면 이 일이 마무리되는대로 정식으로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까지 들더군요. 뭐 사실 어느정도 그런 대상자에게 바라는 역할을 어느정도는 하기도 했고요. 최소한의 거리는 유지했지만.

 그러다가 한 한달전인가 사건이 생겼습니다. 그분의 성격 중 개인적으로 상당히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하는게 있는데 바로 무슨 다툼이 심하게 생기면 소위 말하는
 동굴로 기어들어가서 혼자 소설을 쓰는겁니다. 장르는 비극이고요. 그리고 혼자서 기승전결을 다 내버리시더라고요. 그리고 불만의 대상자에게는 직접 아무 얘기도 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만 그 불만을 토로하는거죠.

 그런데 이제 평소에 가장 가깝게 지내던 소위 패밀리 내에서 트러블이 생긴 겁니다. 물론 어느정도 양자간의 태도 등에서 사소한 문제가 있을수 있겠지만 공교롭게 양측다 아는 사이가 되버린터라 양측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정말 공교로운 타이밍의 얽힘과 의사소통의 부재(그분이
동굴에 들어기심)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스스로를 철저한 피해자로 여기셨고(오해긴 하나 그렇게 생각할 개연성은 충분)  상대방 분들은 처음에는 오해를 풀려고 했으나 대화거절과 주변 사람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걸 보고 정이 떨어져서 얼마전까지 한 몸처럼 붙어다니던 분들이 순식간에 원수처럼 변하더군요.

저는 처음에는 어쩌다보니 중재를 맡아서 화해를 시킬 생각이었지만 한측의 생각이 워낙 완강하였고 또 한측도 사후에 빈정이 상한,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상태라서 수습을 포기하고 그 분을 달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만. 저도 중간에서 보고 있으면서 좀 이건 아닌거 같아서 그런 부분을 지적 안 할수가 없더군요. 뭐 사실 편하기야 네가 맞고 쟤들이 잘못한거임 하면 되는거였지만 이건...좀 고치는게 나을 것 아니 고쳐야만 하는 것이었다고 느껴졌으니깐요.

 여하튼 당시에는 뭐 나름대로 잘 덮는다고 덮긴 했지만. 제가 그때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일종의 섭섭함 배신감을 느끼셔서 그런 것이었을까요 또 지난주 바쁜일이 생겨서 한 1~2주 정도 연락이 활발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 각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틀 전  같이 하기로한 계획이 무산되면서 사소한 트러블이 생겼는데. 오해를 풀, 설명 할 기회도 없이 어제 잠수를 타신 후 오늘 사소한 거짓말을 하시더군요. 그걸 지적하니 연락 그만하고 싶다는 통보를 받았네요. 정말 제가 막 인간관계를 엄청 다양하게 한건 아니지만 정말 무슨 깜박이도 안 켜고 들어온 차에 치인 느낌이랄까요. 어지간하면 크게 당황하는 일이 없는데 역대급으로 당황해본것 같습니다. 트러블이라고 해도 사소한 것이었고 분위기가 심각한 것도 아니었으니깐요.

  그리고 알게 된 일이지만. 트러블이 난 당일 다른 분이 생기셨던 모양입니다. 저도 아는 사람으로서 초기에 그분과 알게된 모임에서 같이 알게 된 사람이시더군요.  이미 그 모임의 수명은 다하고 사적인 교류만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입니다만.

뭐 저와 그분의 관계는 공개적인 것도 아니었고 그분이랑 저는 지역도 다르고 기타 연고도 겹치는게 없어 같이 다니었던 그분의 구 패밀리 분들만 그분이 저에게 호감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하셨기에 알고 고백 하신 건 아니었을겁니다. 성향도 순둥순둥한게 그럴 사람은 아니고요. 심지어 오늘 저에게 그분과 잘되었는데 제가 그분과 친했으니(친한 오빠 여동생 정도 관계로 알고 계심)종종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시는 바람에 요즘 그분과 관계가 멀어져서 제가 조언을 해드리는 건 힘들것 같습니다 라고 하니 굉장히 당황하시더군요.

 아무튼 기분이 ㄹㅇ 묘하고  씁쓸하네요. 따르던 길냥이가 갑자기 날 멀리해도 기분이 별론데. 나름 정주었던 사람과 관계를 마무리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너무 급 마무리라 얼떨떨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마무리 된걸 보아 저랑 맞는 분은 결과적으로 아닌거 같은데 더 정들기 전에 끝나서 다행인것 같기도 하고 제가 알게모르게 정에 굶주렸나 싶기도 하고...지금은 최대한 빨리 할 일 마무리하고 소개팅이라도 하고 싶은 맘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응어리진게 좀 풀리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