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올렸던 글인데 반말 수정하기 넘나 귀찮은 것이라 그냥 올려봅니다-_-;;

 

 

────────────────────────────────── 

 

 

블리자드도타라는 명칭으로 처음 개발 사실이 공개된 이래, 히오스는 블리자드가 3개 세계관에서 미리 확보해놓은 IP 파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지 않을까 기대 받았었다. 각 세계관에서의 영웅급 인물들을 직접 컨트롤해볼 수 있다는데, 안 끌리는 블빠가 몇이나 되었을까.(물론 스타와 디아 세계관의 영웅들은 상당수 이미 해당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컨트롤 가능하긴 했지만...)

그러했던 히오스가 MOBA 시장에서 도타2와 롤에 밀려서 스마이트와 3위 경쟁이나 하고 있는 건, 사실 발표 당시로 되돌아가 생각해보면 어이 없는 일이다. 최근 그 이유에 대해서 꽤 생각을 해보았었는데 대강 4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적는다.

네 가지 이유는 게임 외적인 것이 하나 있고, 게임 내적인 것이 세 가지다. 

 

 


1. 게임 외적인 이유 : 시장 선점 효과


블리자드도타가 이런저런 개발 상의 난항을 겪고 드디어 발매 되었을 때, 이미 MOBA 시장은 롤과 도타2에 의해 양분된 상황이었다. 한국처럼 도타올스타를 즐기지 않던 시장은 롤이 먹어치웠고, 러시아나 유럽처럼 도올을 원래 하던 지역은 도타2가 먹었으니 히오스가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niche가 증발해버린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예 다른 장르로 여겨질 만큼 변혁을 꾀하거나 기존의 선점자보다 훨씬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정도일 터이다. 예컨대 오버워치는 MOBA적인 특성을 담아내면서도 FPS와 결합된 형태로 제공되어 아예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고, 후자는 롤이 카오스를 구축해낼 때 보였던 양상이라 할 것이다.

히오스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특이점이라고 하면 레벨공유와 특성시스템, 다양한맵, 짧은 대전시간... 뭐 이런 것들인데, 기존 MOBA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레벨 공유와 아이템 시스템의 특성 대체 같은 건 취향 타는 악세서리 정도이고, 경쟁작들의 절반 수준인 대전시간 역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기에는 애매했다. 그러니 그냥 시장 선점해서 백 수십 개의 캐릭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쟁작들한테 밀릴 수 밖에. 

 

 

 



2. 게임 내적인 이유 1 : 나약한 영웅들


블리자드가 가지고 있던 세 가지 IP - 스타, 워크, 디아의 세계관 속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기 세계의 영웅이고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이러한 특이성은 각각의 게임 내에서 그런 영웅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성능과 스킬 이펙트 등으로 구현되었다. 와우의 영웅들은 플레이어 캐릭터가 수십은 달려 들어야 때려눕힐 수 있었고, 스타의 영웅들은 일반유닛에 비해 월등했으며, 디아블로는 그냥 보스 그 자체였다.

이런 캐릭터들이 히오스로 편입되면서 저마다 이런저런 너프들을 당한다.

당장 프로토스의 대신관인 아르타니스는 황금함대를 호출해 오줌줄기 같은 레이저빔이나 쏘고, 디아블로는 되도 않는 노데미지 불꽃이나 대강 주변으로 흩뿌리고...

도타2의 영웅들은 심지어 일반 스킬로도 화면 밖에서의 갱킹을 가능케 하고, 롤에서도 챔프들의 크기에 비해 스킬이펙트는 크고 강해 보이게 연출되었다. 히오스가 '영웅들의 난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최소한 도타2 수준의 스킬 이펙트는 보여줬어야 했다. 그리고 결과물은 다른 게임보다 큰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타 게임보다 허섭한 이펙트의 조합. 

 

 

 

 


3. 게임 내적인 이유 2 : 편의성


이와 연관해서 나올 수 있는 게 이펙트 가시성, 게임 재접속 대기시간과 같은 편의성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 중 이펙트의 가시성은 도타2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하는 문제인데, 배경과 캐릭터의 색감 차를 크게 두지 않는 모델링 탓에 배경과 특수환경, 캐릭터와 스킬이펙트가 눈에 확확 들어오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롤이 아닌가 싶은데, 롤은 '고정된 배경'과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배경', '챔피언', '스킬 이펙트'의 4단계로 구분하여 아예 명도와 채도에 현격한 차이를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스킬 이펙트가 가장 밝고, 고정된 배경이 가장 어둡게 묘사되어서, 과장된 이펙트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각각의 게임 요소가 명확히 구분되게 해놓은 식. 반면 나머지 두 게임은 스킬 이펙트와 배경 등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히오스가 이 측면에서 처참하다. 정원이나 거미여왕 같은 어두운 맵에 은신 캐릭터를 끼얹으면 아주 사람 환장하는 매직아이가 시작된다.

블리자드가 히오스에 어느 정도 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스타2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발생하는 게임 재접속 시간 문제도 컸을 터이다. 게임 중후반에 튕기면 그냥 게임 끝날 즈음 되서 접속에 성공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었겠나. 

 

 

 

 


4. 게임 내적인 이유 3 : 영웅 개발 방향성


롤과 도타2는 이 측면에서 명확한 개발 방향성을 줄곧 보여주고 있다.

롤은 각각의 챔프가 가지고 있는 스킬들 ㅡ 패시브 스킬 1개와 액티브 스킬 4개 내에서의 연계와 조합, 상호작용을 매우 중시한다. 이러한 개발 방침은 사이온이나 워윅 같이 게임 개발 초기에 만들었던 완성도 떨어지는 챔프의 리메이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킬 5개가 서로 연계성을 가지고 일련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설계되었고, 이는 각각의 챔프가 가지고 있는 플레이 경험의 유니크함으로 연결된다. 물론 지나치게 복잡한 연계성 때문에 챔프 자체가 난해해진 카타리나나 라이즈 같은 케이스도 있고, 이런 줄타기에 실패한 카밀의 케이스도 있지만...

도타2는 각 영웅 내에서의 연계보다는 영웅 간의 시너지에 중점을 둔 모양새다. 예컨대 MVP 피닉스가 애용했던 이오-가시맷돼지 같이 복수의 영웅들이 서로 스킬 시너지를 얼마나 뽑아낼 수 있는가 를 중시해서 개발된다. 때문에 도타2 프로 경기에서의 픽밴은 롤 프로신의 픽밴보다 몇배는 중요하고, 심하게는 게임 시작과 동시에 승패의 절반 정도가 이미 정해져 있는 수준에 이른다. 그런 탓에 도타2 프로신에서 픽밴 머리싸움이 가능한 선수는 그 자체로 이미 자원 취급을 받을 수 있다.

히오스는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이다. 아마도 맵의 다양성과 레벨공유제를 토대로 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대개의 맵에서 공성과 특수한 역할에 특화된 전문가 영웅들이 천대 받는 모습을 보면 그러한 다양성 확보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레벨공유제를 이용해 유니크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했을 터이나, 그런 측면을 제대로 사용한 캐릭터는 기실 아바투르 정도가 아닌가 싶다. 바이킹은 오히려 '라인에 서있기만 해도 되는' 레벨공유제의 폐해만을 보여주었다는 감상.

 

 

─────────────────────────────────────

 

 

급 용두사미입니다만, 뭔가 더 쓸 이야기가 없어서.....

결론은 뉴우- 쉐프-가 게임의 방향성을 좀 제대로 잡고,

모델링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그래픽을 손 봐주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